이 대통령 요청에 레오 14세 교황 긍정적 답변 염수정 퇴임 후 국내 교구 현직 추기경 공백 WYD 서울 개최 앞두고 정순택 대주교 등 거론
레오 14세 교황이 차기 추기경 임명 시 한국 천주교회의 상황을 각별히 고려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다섯 번째 한국인 추기경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청와대에서 가진 유럽·주요 7개국(G7) 순방 성과 브리핑에서 최근 교황과의 면담 과정에서 국내 교구에 현직 추기경이 없는 한국 천주교회의 상황을 설명하고 추기경 임명에 대한 교계의 염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레오 14세 교황은 “아직 자신이 임명한 추기경은 없다”면서도 “새로 추기경을 임명하게 된다면 한국의 사정을 각별히 고려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천주교회는 지금까지 모두 네 명의 추기경을 배출했다.
한국 최초 추기경은 김수환 추기경으로 1969년 임명됐으며, 이후 2006년 정진석 추기경이 두 번째 한국인 추기경이 됐다.
이어 2014년 염수정 추기경, 2022년 유흥식 추기경이 각각 서임되면서 현재까지 모두 네 명의 한국인 추기경이 탄생했다.
현재 한국인 추기경은 염수정 추기경과 유흥식 추기경 두 명이지만 국내 교구 기준으로는 현직 추기경이 없는 상태다.
염수정 추기경은 2021년 서울대교구 교구장직에서 물러났고, 유흥식 추기경은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활동하고 있어 한국 교구를 직접 이끌고 있지 않다.
가톨릭에서 추기경은 교황 다음으로 높은 지위를 가진 성직자로, 특히 80세 미만 추기경에게는 차기 교황 선출권이 부여된다. 현재 한국인 가운데 교황 선출권을 가진 인물은 유흥식 추기경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교계에서는 국내 교구를 대표할 새로운 추기경 임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가톨릭 청년 행사인 2027 세계청년대회(WYD)가 내년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어서, 이를 계기로 한국인 추기경이 추가 임명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교계에서는 새 추기경이 임명될 경우 정순택 서울대교구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지금까지 한국인 추기경 4명 가운데 유흥식 추기경을 제외한 3명이 모두 서울대교구장 재임 중 추기경으로 서임됐기 때문이다.
다만 추기경은 교황이 전 세계 가톨릭 사제 가운데 자유롭게 임명하는 직위인 만큼, 서울대교구 외 다른 교구 출신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교계 관계자는 “추기경 증원은 한국 천주교회의 국제적 위상과 교황청 내 영향력 확대를 의미한다”며 “국내 교회의 목소리를 바티칸에 전달하는 통로가 늘어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