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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억 빚 안은 영덕군, 83억 전시관 리모델링 강행 논란

박윤식 기자
등록일 2026-06-03 13:18 게재일 2026-06-0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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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비 43억 조달방안 없이 워케이션센터 추진…산불 복구·재정난 속 우선순위 도마 위
영덕군 어촌민속전시관 전경. / 박윤식 기자

약 700억 원 규모의 지방채를 안고 있는 영덕군이 총사업비 83억 원이 투입되는 어촌민속전시관 리뉴얼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 타당성과 재원 조달 계획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업비의 절반이 넘는 43억 원을 군비로 부담해야 하지만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은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산불 피해 복구와 지역 재건 사업에 막대한 예산 투입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리모델링 사업을 우선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지역사회 안팎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영덕군이 마련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강구면 삼사리 어촌민속전시관을 워케이션센터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으로 지방소멸 대응 기금 40억 원과 군비 43억 원 등 총 83억 원이 투입된다.

사업 기간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년간이다. 삼사 컨퍼런스센터와 연계한 워케이션센터 조성, 휴게공간과 전망대, 포토존 설치 등이 주요 내용이다.

문제는 재원 구조다.

지방소멸 대응 기금 지원액보다 군비 부담이 더 큰 사업임에도 영덕군은 43억 원의 자체 재원을 어떤 방식으로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재정 여건을 고려할 때 작지 않은 규모라는 지적이 나온다.

영덕군은 현재 약 700억 원 규모의 지방채를 안고 있는 데다 산불 피해 복구와 지역 재건 사업 추진이라는 중대한 과제도 동시에 안고 있다. 여기에 지방교부세 감소와 세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재정 여력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사업은 이미 추진 일정까지 제시됐다.

사업계획서에는 2026년 기본계획 수립과 실시설계, 같은 해 하반기 착공, 2028년 준공 및 시범운영 일정이 담겨 있다.

그러나 사업 추진에 앞서 군민과 군의회를 대상으로 한 충분한 설명과 검증 절차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업이 기업 유치나 산업기반 조성과 같은 직접적인 경제 활성화 사업이 아니라 기존 전시관을 워케이션센터로 바꾸는 시설 리모델링 중심 사업이라는 점에서 투자 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어촌민속전시관은 현재도 적지 않은 방문객이 찾고 있는 시설이다.

영덕군 자료에 따르면 2025년 6월부터 2026년 5월까지 1년간 전시관 방문객은 총 5만 8,804명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약 4,900명이 방문한 셈이다.

방문객 대부분은 무료 입장객이었다. 전체 방문객 가운데 유료 관람객은 1,627명으로 2.8%에 불과했고 무료 관람객은 5만 7,177명으로 97.2%를 차지했다. 입장 수입은 2025년 6월 한 달 동안 발생한 286만 원이 전부다.

군은 2025년 7월부터 리뉴얼 공사 완료 시까지 무료입장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연간 6만 명 가까이 이용하는 기존 전시시설을 83억 원을 들여 워케이션센터로 전환할 경우 실제 생활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어느 정도 발생할 것인지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 자료가 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방소멸 대응 기금은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특별재원이다. 청년 정착과 일자리 창출, 생활인구 확대 등 지역 활력 제고 사업에 활용하는 것이 본래 취지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일부 지자체들이 시설 개보수 사업에 기금을 활용하면서 사업 본래 목적이 흐려지고 있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영덕군의 어촌민속전시관 리뉴얼 사업 역시 단순 시설 개선을 넘어 실제 체류형 생활인구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역 주민들은 “산불 피해 복구와 지역 재건이 최우선 과제인 상황에서 군비 43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라면 더욱 엄격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재원 조달 계획과 경제성 분석 결과를 군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700억 원의 지방채를 안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또다시 수십억 원의 군비를 투입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재원 마련 방안과 기대 효과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한다면 논란은 불가피하다. 지방소멸 대응 기금이 지역의 미래를 위한 투자로 남을지, 또 하나의 시설 중심 사업으로 기록될지는 결국 영덕군이 얼마나 설득력 있는 근거와 투명한 검증 과정을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사업 추진이 아니라 군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과 검증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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