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를 오가는 크루즈선 뉴씨다 오펄호에서 생긴 일이다. 오펄호는 운항 중 긴급을 요하는 환자가 발생해 해경에 헬기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기상악화를 이유로 헬기가 출동할 수 없게 되자 포항에서 출항한 지 2시간이 지난 배를 출발지로 다시 회항키로 결정한다.
1000명이 넘는 승객에게는 생명이 위험한 환자를 위해 불가피한 회항이라는 설명을 하고 다시 2시간을 돌아가 환자를 무사히 병원에 입원시킨다. 덕분에 환자는 생명에 지장이 없었다고 한다.
오펄호는 당초 목표보다 4시간 늦게 울릉항에 도착했다. 놀라운 것은 1000명이 넘는 승객 중 단 한사람도 늦어진 입항에 불평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1명의 생명을 위해 1000명의 승객이 입은 시간적 손실과 불편을 모두가 감수한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사회에는 잔잔한 감동의 얘기가 퍼져나갔다.
오펄호 선사 측은 예정보다 늦은 것에 대한 사과 뜻으로 승객에게 무료조찬을 제공했다. 선사 측은 회항에 따른 수천만 원의 기름값과 운항 지연에 따른 스케줄 차질 등의 손해도 감수했다.
“사람 목숨이 먼저”라는 사실에 공감하고 흔쾌히 회항에 동의하고 응원해 준 승객과 선사 측의 성숙된 시민의식이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냈다.
공감능력은 타인의 감정, 생각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소통하는 능력이다. 이는 사회적 관계를 원활히 하고 건강한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경쟁 중심 문화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면서 우리 사회의 공감력이 떨어졌다는 비판이 자주 제기된다.
오펄호의 회항은 생명의 가치를 일깨움과 동시 우리 사회의 공감능력을 새롭게 느끼게 한 모범사례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