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봉하마을서 “삼고초려 중···조속히 결단해 달라” 공식 요청 김부겸 “정당 대결은 의미 없어···정부·여당의 획기적 지원 약속이 먼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향해 대구시장 출마를 공개 요청했다. 이에 김 전 총리는 무조건적인 차출 대신 당 차원의 확고한 ‘대구 발전 비전’과 정책 지원을 선결 조건으로 내걸며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3일 오전 김해 봉하마을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총리만이 낙후된 대구 발전을 이끌 확실한 필승 카드”라며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요청했다.
정 대표는 “중앙 부처와 국정을 두루 경험하고 지역 현안을 깊이 이해하는 인물이 지역 발전을 주도해야 한다”며 “우리 당은 김 전 총리에게 여러 차례 간곡히 삼고초려하고 있다. 지역 주민의 간절한 염원에 부응할 수 있도록 조속히 결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역주의 타파 정신을 강조하며 “광주가 승리하면 대구도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당의 맹렬한 구애에 김 전 총리는 ‘선(先) 정책 지원 약속’을 내걸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에서 결단만 촉구하기보다 먼저 대구 발전을 위한 비전과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그런 것 없이 정당 대결로만 가면 하나 마나인 선거가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대구가 이러이러한 걸로 낙후됐는데 획기적으로 발전을 해보자, 그런 역할을 내가 하겠다고 하려면 당이 (먼저)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정책적인 내용 준비를 당 지도부에 재차 요구했다. 무조건적인 당의 지시가 아닌 대구 유권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확실한 무기’를 달라는 것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김 전 총리의 이러한 행보를 치밀한 선거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33년째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전국 최하위를 기록 중인 대구의 경제난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현 이재명 정부와 거대 여당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것. 만약 민주당 지도부가 김 전 총리의 요구를 수용해 파격적인 ‘TK 선물보따리’를 약속한다면 ‘정부와 호흡을 맞춰 예산을 끌어올 수 있는 힘 있는 여당 후보’라는 명분이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