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장흥 달맞이 행사, 기상악화 탓 하루 연기된 4일 개최... 700여 명 운집 '월명인화’ 주제로 민속놀이·문화공연 풍성... 울릉 안녕·태평성대 기원 민간 주도 운영 ‘고령화·인력난’ 봉착... 공적 체계 귀속 등 대책 시급
대한민국 국토 최동단, 독도를 품은 섬 울릉도에서 지난 4일 병오년(丙午年) 새해 첫 보름달을 대신한 ‘인공 달’을 맞이하면서 섬의 안녕과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희망의 불꽃이 타올랐다.
장흥 달맞이 놀이마당 추진위원회가 주최·주관하고 울릉군과 군의회, 경북도의회가 후원한 이번 행사는 ‘월명인화(月明人和·달빛은 밝고 사람들이 서로 화합한다)’를 주제로 군민과 관광객이 하나 되는 축제의 장이 됐다.
애초 행사는 정월대보름 당일인 지난 3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울릉도 특유의 기상 악화로 인해 안전을 고려해 하루 연기됐다. 행사가 열린 사동 지역은 울릉 팔경 중 하나인 ‘장흥망월(長興望月)’로 이름난 곳이다. 예로부터 ‘사동에 뜨는 달’의 아름다움이 정평이 나 있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달을 맞이하는 울릉도의 정월대보름 상징성을 더했다.
이날 현장에는 남한권 울릉군수, 이상식 울릉군의회 의장과 군의원, 남진복 경북도의원 등 주요 내빈을 비롯해 주민과 관광객 700여 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행사는 장흥 농악단의 신명 나는 길놀이와 지신밟기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윷놀이, 투호, 제기차기 등 전통 세시 풍속을 체험하는 민속놀이 마당이 펼쳐져 잊혀가는 우리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되새겼다.
본행사에서는 울릉도의 깊은 정취를 담은 ‘울릉도 아리랑’ 공연과 역동적인 고고장구, 감미로운 색소폰 연주가 어우러져 달빛 아래 밤하늘을 수놓았다. 특히 추진위 측은 구름으로 인해 보름달을 보기 어려운 날씨를 고려해 대형 달 모형을 공중에 띄우는 이벤트를 마련해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풍성한 먹거리도 울릉의 넉넉한 인심을 전했다. 추진위원회 부녀회는 정성껏 준비한 부럼과 튀밥, 수육, 어묵탕, 강정 등을 무료로 제공해 축제의 흥을 돋웠다.
남한권 군수는 축사를 통해 “기상 악화로 행사가 하루 연기되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오히려 이 시간을 통해 우리 군민들이 더욱 단단하게 뭉치는 계기가 됐다”라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저 뜨는 울릉의 보름달 기운을 받아, 병오년 한 해 군민 모두의 가정에 평안과 행복이 가득하고 태평성대를 이루길 진심으로 기원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군민들의 큰 호응에도 불구하고, 울릉의 대표 민속 축제인 이 행사가 내년부터는 존폐의 갈림길에 서게 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행사장으로 사용 중인 구 장흥초등학교 터에 경북도교육청의 ‘독도교육원’ 건립이 본격화됨에 따라 당장 내년부터 장소를 옮겨야 하는 처지다. 여기에 오랜 시간 행사를 이끌어온 민간 추진위원회의 고령화와 고질적인 인력 부족 문제까지 겹치면서 민간 주도형 운영 체계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이다.
지역 사회에서는 ‘독도를 품은 울릉도’라는 상징성과 울릉 팔경 중 하나인 ‘장흥망월’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할 때, 이 행사의 맥이 끊겨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행사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적절한 대체 부지 확보는 물론, 현재의 운영 방식을 울릉군 축제위원회나 울릉문화원 산하 공식 행사로 귀속시켜 체계적인 공적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추진위 관계자는 “사동의 달맞이는 울릉도가 가진 소중한 문화 자산이자 공동체의 정신”이라며 “장소와 인력 문제로 행사가 위축되지 않도록 울릉군과 관계 기관이 전승 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