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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경제 위기에 정부는 ‘비상’인데... 울릉군은 예산 쥐고 ‘복지부동’

황진영 기자
등록일 2026-04-19 13:02 게재일 2026-04-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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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순 기준 신속 집행률 14.6% 불과, 목표액 대비 4분의 1 수준
정부 ‘공급망·민생 안정’ 총력전 속 울릉군 행정은 ‘역행’ 지적
주말·연휴 제외하면 평일 상권 ‘텅텅’... “군 당국, 현장 체감온도 전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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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위기와 관광객 감소로 울릉도 평일 상권이 직격탄을 맞고 있지만, 행정의 최일선인 울릉군청의 재정 집행 속도는 ‘거북이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군은 뒤늦게 관리대장 제출 등 수습에 나섰으나 실효성 없는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황진영 기자


중동발 전쟁 위기가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중앙정부가 비상 경제 대응체계를 가동 중인 가운데, 울릉군의 재정 신속 집행 실적이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러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물가와 공급망 불안으로 고통받는 지역 민생을 외면한 ‘역행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1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울릉군의 2026년 상반기 재정 신속 집행 실적(4월 16일 기준)은 대상액 1745억 원 중 집행액 247억 원으로, 집행률은 고작 14.6%에 그쳤다. 이는 울릉군 스스로 설정한 상반기 목표액인 1029억 원(59%)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참담한 수준이다.

현재 중앙정부는 중동 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변동과 공급망 교란에 대응하기 위해 전 부처 비상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특히 유통망이 취약해 물류비 부담이 직접적으로 전이되는 도서 지역일수록 공공 재정의 조기 투입을 통한 ‘방파제’ 역할이 절실하다. 그러나 정작 울릉군은 예산을 금고에 쌓아만 둔 채 집행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지역 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문제는 통계 수치보다 더 심각한 현장의 체감 경기다. 울릉도 관광업계는 주말과 5월 황금연휴를 제외하면 평일 관광객이 급감해 고사 직전의 위기에 처해 있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이 도서 지역 관광 산업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울릉읍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주말에만 겨우 숨통이 트일 뿐, 평일에는 인건비조차 나오지 않아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며 “군에서 예산을 빨리 풀어 공사라도 활발히 돌아가야 지역 내에 돈이 돌 텐데, 군청은 현장의 비명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하는 것 같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비판이 거세지자 울릉군은 오는 22일까지 부서별 신속 집행 관리대장을 제출하라고 지시하는 등 뒷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이는 전형적인 ‘사후약방문’ 식 행정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실무 부서의 소극적 태도와 결재 라인의 병목 현상을 고질적인 지연 원인으로 꼽는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정부가 민생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시기에 울릉군의 재정 집행이 이토록 지연되는 것은 공직 사회의 기강 해이와 무사안일주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6월 말 평가를 대비한 ‘보여주기식’ 서류 작업이 아니라, 관광업계와 자영업자, 건설업계에 자금이 실질적으로 수혈될 수 있는 과감한 행정력이 시급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미 상반기의 상당 기간이 흐른 시점에서 내놓은 울릉군의 ‘뒷북 대책’이 실제 지역 상권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군민의 매서운 시선이 군청의 다음 행보를 향하고 있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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