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삼월 삼짇날 맞아 기원제 거행 어자원 고갈·고령화 위기 속 어업인 ‘결속’ 저동어촌계 정성 어린 준비로 ‘훈훈함’ 더해
“사라진 오징어가 다시 돌아오고, 우리 어민들의 얼굴에 다시금 웃음꽃이 피어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19일 오전 7시 30분, 동해안 어업 전진기지이자 울릉 어업의 심장부인 저동항 위판장이 이른 아침부터 모처럼 활기로 북적였다. 예전만큼 풍성한 만선(滿船)의 기쁨은 줄어든 상황이지만,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민들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간절했다.
울릉 저동어촌계는 이날 음력 3월 3일,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삼월 삼짇날’을 맞아 올 한 해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울릉도 풍어 기원제’를 거행했다.
이번 기원제는 1967년 1월 어업 전진기지로 지정된 이후 울릉 어업의 상징적 장소가 된 저동항에서 열려 의미를 더했다. 행사에는 김영복 울릉군 수협장, 박기철 저동 어촌계장, 울릉군 관계자와 어업인 20여 명이 참석해 정성껏 마련된 제단 앞에 잔을 올리면서 풍어를 빌었다.
현재 울릉도 어촌 현장은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동해안 어자원 고갈과 기후 변화에 따른 오징어 어획량 급감, 여기에 어촌 사회의 급격한 고령화까지 겹치면서 어민들의 시름은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저동 어촌계원들이 마음을 모아 준비한 이번 기원제는 단순한 무속 행사를 넘어,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어민들의 결속과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는 평가다.
박기철 저동 어촌계장은 “오징어가 울릉도의 상징인데, 요즘 바다가 예전 같지 않아 마음이 무겁다”라면서도 “오늘 올린 정성이 하늘에 닿아 우리 어민들이 걱정 없이 바다로 나갈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어촌계가 중심이 돼 서로를 보듬어 나아가겠다”라고 전했다.
함께 자리한 김영복 울릉군 수협장 또한 “바다가 살아야 울릉도가 살고, 어민이 웃어야 지역 경제에 활기가 돈다”라며 “오징어 어획량 감소 등으로 힘들지만 이번 기원제를 기점으로 다시 황금어장의 영광을 되찾길 바라고, 수협 역시 어민 소득 증대와 경영 안정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