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매년 의료질 평가라는 것을 한다. 수술, 질병, 약제사용 등 병원의 의료서비스를 의료의 안전성· 효과성· 효율성 ·환자 중심성 등 측면에서 평가한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다. 지역 종합병원 중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이 고관절 치환술, 췌장암수술, 식도암 수술, 조혈모세포이식술, 위암, 간암 평가등급에서 모두 1등급을 받았다. 이는 의료능력자들이 대거 투입되었거나한 대규모 투자가 있어 시설이나 장비가 엄청나게 보완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경북대병원은 췌장암과 식도암, 간암에서 2등급을 받았고, 칠곡경북대학교병원은 췌장암에서 2급, 식도암은 평가대상에서 제외되었고, 영남대병원은 식도암, 위암에서 2등급을 받았다. 대구카톨릭대병원은 췌장암, 식도암, 위암에서 2등급을 받았다. 모두 1등급 받은 병원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정도라 계명대 동산병원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1등급을 받은 서울의 최상급 병원들은 거의 세계적인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전국에 있는 중환자들이 이들 병원으로 몰린다.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제대로 진료받고 싶다는 심리일 것이다. 그래서 이들 병원에서 새벽 수술은 거의 일반화되어 있다. 그렇게 하지 않고는 밀려드는 수술 환자를 쳐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전 세계 의료계가 경악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방과 서울 의료 격차가 크다는 이야기를 지방에 사는 우린 많이 듣는다. 왜 이런 이야기가 도는지 지역 의사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투자하지 않는 곳에 발전은 없다. 교수들은 자꾸 노령화되어 가고 있고 신기술을 받아들일 여력은 없다. 그렇다 보니 할 수 있는 한계치가 보이게 마련이다. 적자에 허덕이며 주차비 받고 매점 운영해서 병원 운영비 보태야 하는 지금 상황에선 의료 발전을 기대하긴 힘들다.
미국 최고로 꼽히는 ‘빅4’ 병원은 메이요 클리닉, 존스홉킨스대 병원, 하버드대 부속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클리블랜드 클리닉을 꼽는다. 이 병원의 의료 기술은 세계적이라는데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세계 갑부들이 거의 이 병원에서 치료받으니 말이다. 이들은 우리나라 병원을 찾지는 않는다. 이들 병원과 우리 1등급 병원들과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이 병원들이 가지는 모토를 보면 ‘환자가 최우선’이고 ‘창의적인 의학 연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들 병원에는 대략 한국 병원보다 10배 이상 많은 전문의와 교수가 있다. 이들이 하루에 진료하는 환자 수는 한국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이러니 개개 환자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해 최상의 진료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의료보험은 세계적 수준이라는 소리는 이제 그만하자. 의료 보험비보다 의료 사보험비를 더 많이 내야 하는 이상한 의료체계를 왜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병원 간병인이 재중동포인 조선족으로 대체된 지 오래됐다. 곧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의사들이 중국이나 동남아 의사로 대체될 것이다. 수술할 의사가 없어지는 데도 정치권은 지금도 의료인 숫자놀음에 빠져 한가하게 국민 세금을 축내고 있다.
/노병철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