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23주기 추모식이 18일 오전 대구 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유족과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을 기렸다.
겨울 끝자락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검은 옷차림의 참석자들이 하나둘 행사장으로 들어섰고, 오전 9시 53분 사이렌이 울리자 모두 움직임을 멈춘 채 고개를 숙였다. 23년 전 참사가 발생했던 순간을 기억하며 묵념하는 시간이었다.
추모식은 추도사와 추모 공연,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영상으로 추도사를 전했으며, 행사장 한편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우 국회의장의 조화가 놓였다. 대통령 조화가 전달된 것은 2018년 15주기 문재인 대통령 이후 8년 만이다.
헌화에 나선 한 유족은 딸의 이름을 부르며 “그곳에서는 잘 지내고 있느냐”고 되뇌었고, 끝내 눈물을 쏟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유족 황순오 씨(58·대구 동구)는 “2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추모식을 하고 있다”며 “돌아가신 분들을 위로하고, 이런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대구 지하철 참사 희생자 대책위원회와 팔공산 지역주민·동화 지구 상가번영회가 상생 협약을 맺으며 의미를 더했다.
유골 수목장 안치 문제와 기념시설 명칭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어왔던 양측이 추모와 지역 공동체의 공존을 모색하기로 뜻을 모은 것이다.
이날 협약에 따라 대책위는 지역 상권 활성화와 관광 인프라 확충을 위한 구름다리 조성 사업 등에 협력하기로 했으며, 주민들은 2·18 기념공원 명칭 병기, 추모탑 명명, 수목장 추진 등에 협조하기로 했다.
지윤환 동화마을번영회장은 “참사 23년이 지났지만 추모식 관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했다”며 “대책위와 함께 중앙정부와 대구시를 설득해 해결책을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석기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시민안전테마파크 명칭 변경 문제에 대해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며 “추모탑 명칭과 수목장 조성이 주민 지지 속에서 원만히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는 2003년 2월 18일 방화로 발생한 대형 참사로, 12량의 객차가 불길에 휩싸이며 192명이 목숨을 잃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