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를 낼 것 같던 대구·경북(TK)행정통합이 난기류에 빠졌다. 정부가 특별법 특례조항에 대해 대거 ‘불수용’ 방침을 밝힌데다, 여야 정치권 움직임도 TK행정통합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주최로 열린 행정통합 관련 입법공청회에서는 정부가 행안위 법안심사소위에 제출한 특례조항 검토의견서가 쟁점이 됐다. 정부가 TK뿐만 아니라 광주·전남, 대전·충남 특별법의 특례조항에 대해서도 대거 불수용 입장을 밝힌 탓이다.
국민의힘 이달희(비례대표) 의원은 공청회에서 “TK통합 특별법의 경우 정부로부터 100여 개 특례에 대해 불수용 통보를 받았다”면서 “이법이 통과된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TK행정통합 특별법 335개 조항 중 불수용 대상은 130개가 넘는다. 대표적인 게 TK신공항 건설이나 항만조성 등에 필요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국제학교 및 영재학교 설립, 경북 북부지역 국립의대 및 부속병원 설립, 카지노 개발 등이다. 이런 특례조항이 삭제되면 행정통합 특별법은 그야말로 ‘껍데기 법’으로 전락할 수 있다.
불만은 TK지역 뿐 아니라 타 시·도에서도 분출됐다. 정부가 통합특별시에 연간 5조원씩 4년간 20조원을 지원한다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이를 특별법에 명시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기다려 달라”며 미적대는 데다, 중앙정부 권한 이양에 대한 중앙관료들의 저항이 만만찮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러니 이날 공청회 여기저기서 중앙정부가 기존의 통제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속셈이 보인다는 비난이 나온 것이다.
충격적인 것은 행안위가 12일 전체회의에서 TK행정통합만 본회의 상정을 유보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점이다. TK행정통합은 광주·전남, 대전·충남과는 달리 민주당 당론이 아닌데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반발도 심하다는 이유를 들고 있는 모양이다. 이번 행정통합 특별법 처리과정에서 TK지역이 여야 정치권으로부터 얼마나 따돌림당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