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대비 원화 평가절하되는 이유 정말 의아” “현 국민연금 환 헤지 비율 0%, 말도 안 돼” “국민연금 해외투자 절반 줄이면 200억달러 수요 감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원/달러 환율 급등과 관련, “국민연금의 환 헤지 비율 목표가 현재 0%인데, 이건 경제학자로서 볼 때 말도 안 된다”면서 “이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헤지 수단이나 달러 자금 조달원도 확보해야 한다“며 “현재 국민연금의 달러 표시 채권 발행 허용 여부를 논의 중으로, 아마 3∼6개월 내 한국 외환시장 구조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연금이 일정 역할을 한다면 가까운 시일내 한율 안정을 예상한 것이다.
이 총재는 26~28일 홍콩에서 열린 ‘글로벌 매크로 컨퍼런스‘에 참석, ‘글로벌 분화시대의 정책결정’을 주제로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대담했다.
한은은 이 대담을 30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이 총재는 이 대담에서 “지난 연말연시 원/달러 환율이 1480원 가까이 오른 건 역사적으로 높은 경상수지 흑자를 고려하더라도 정당화하기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여기서 그는 “원화가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평가절하되기 시작한 이유를 되돌아보면 정말 의아했다“고 했다.
이 총재는 “달러가 풍부한데도 부족한 것처럼 움직였다”면서 “외환 스왑 시장에서는 달러 가격이 사상 최저 수준이었지만, 현물 시장에서는 최고 수준이었다. 이는 국내 투자자들 특히 개인과 기관, 국민연금이 원화 추가 약세를 예상하고 달러를 보유했기 때문이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국민연금의 역할에 주목했다. “국민연금 해외 투자 규모가 우리 외환시장 규모에 비해 상당히 커졌다. 이는 원화가 평가절하될 것이라는 기대를 계속 창출하고, 그 기대는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해외 투자를 선호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당시 환율 급등 배경에 대해 “일종의 ‘풍요 속의 빈곤‘“이라며 “수출 호조 등으로 달러가 풍부했지만, 사람들이 달러를 현물 시장에 팔기를 꺼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개인과 국민연금, 기관투자자를 포함한 국내 투자자들은 원화 가치가 더 하락할 것으로 봤다“며 “이런 기대 심리에 대응하기 매우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국민연금은 이제 한국 외환시장에서 큰 플레이어가 됐고, 이로 인해 원화 약세 기대 심리가 커졌다”면서 “다만 최근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를 도입하고, 올해 해외 투자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며 “이는 최소한 200억달러 이상의 달러 수요 감소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