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마지막 월요일인 26일, 대구 서구문화회관에서는 영화 ‘위대한 개츠비’가 상영됐다. 서구문화회관은 매달 마지막 월요일마다 ‘리마인드 명화산책’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주민들을 위한 명작 영화 상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위대한 개츠비’는 2013년 개봉한 작품으로, 대한민국에서만 누적 관객 수 145만 명을 기록한 흥행작이다. 기록적인 관객 수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인생 영화’로 꼽을 만큼 깊은 여운과 질문을 남기는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초반, 개츠비는 마치 환상의 인물처럼 베일에 싸여 등장한다.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그의 존재에 호기심을 느끼며, 과연 그가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인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게 된다. 그러던 중 호화로운 파티 속에서 어딘가 고독함이 묻어나는 개츠비가 모습을 드러내며 영화는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개츠비가 만든 화려한 저택과 파티는 모두 과거의 연인 데이지를 위한 것이었다. 그는 다시 만난 데이지와 함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으며 그녀에게 집착한다. 모든 것은 그녀를 위해 준비된 것이며, 완벽해진 자신을 데이지가 인정해주고 예전처럼 사랑을 나눌 수 있으리라는 환상에 빠져 있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개츠비의 사랑은 ‘데이지를 향한 사랑’이었을까, 아니면 데이지를 통해 완성하려 했던 ‘자신의 이상’이었을까. 또한 그는 왜 그토록 과거에 집착했을까.
개츠비는 결핍된 욕망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채우려는 인물처럼 보인다. 되찾은 사랑을 잃지 않기 위한 집착과 더 깊은 관계를 맺으려는 욕망은 결국 파괴적인 결과를 낳는다. 이와 대비되는 인물이 데이지다. 데이지는 초반에는 개츠비의 계획에 따라 수동적으로 움직이지만, 그의 집착과 폭력적인 성향 앞에서 침묵을 선택한다. 선택을 미루고 책임을 회피한 채, 결국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한다. 마지막까지 ‘고민’만 할 뿐,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데이지의 모습은 침묵 또한 하나의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하게 만든다.
개츠비가 오랜 시간 갈망해 온 데이지는 결국 그를 떠난다. 그의 죽음 이후에도 데이지는 그를 돌아보지 않는다. 겉으로 보기에 개츠비는 막대한 부를 가지고 있고, 그의 파티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지만 정작 그의 장례식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 데이지의 떠남으로 그는 모든 것을 잃은 듯 보이지만, 사실 그는 처음부터 아무것도 소유하지 못했던 셈이다.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보였으나 실상은 아무것도 갖지 못한 인물을 ‘위대한 개츠비’라 부르는 제목은 그래서 더욱 아이러니하게 다가온다.
서구문화회관을 통해 만난 ‘위대한 개츠비’는 수많은 질문과 생각을 남기며 긴 여운을 남기는 영화였다. 올해 서구문화회관에서는 ‘인턴’, ‘인터스텔라’, ‘트루먼 쇼’, ‘러브레터’ 등 다양한 명작들의 상영을 예고하고 있다.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매달 마지막 월요일 오후 7시에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소중한 사람과 월말에 함께 영화를 보러 가보기를 추천한다.
/김소라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