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란
미끈하게 삶아진 면발 위로
향긋한 멸치의 미소가 얹힌다
한 젓가락만으로도
뻥 뚫리듯 시원한 맛이
하루의 허기를 달래주었다
한 그릇 다 비우고 나면
속이 든든해지고
몸과 마음이 사르르 풀린다
중독된 욕망처럼
모르게 숨겨놓은
혀끝에 피어난 은밀한
연인
……
사람에게 오묘한 즐거움을 주는 것이 맛있는 음식이다. 시인은 특히 멸치국수(인 것 같다)를 좋아하는 듯하다. 향긋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주는 국수. 시인은 이 맛에서 연애할 때의 “중독된 욕망”을 떠올린다. “몸과 마음이 사르르 풀”렸던 연애의 기억. 음식의 미각 세계는 개인마다 다 은밀한 감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연애의 은밀한 기쁨과 어울리는 것. 해서 시인은 국수 면발에서 연인의 미소를 떠올리기까지 한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