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석유·석화 차질··· 車·반도체 생산중단 우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중동 긴장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제조업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다. 핵심 해상 물류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에너지와 원자재 운송이 차질을 빚고 있어, 사태가 향후 수주 이상 지속될 경우 자동차·반도체 등 주요 산업의 생산 중단 가능성도 제기된다.
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세계 해상무역의 약 2%가 사실상 이용 불가능한 상태에 놓였다. 이 해협은 세계 해상 석유 운송량의 약 25%, 액화천연가스(LNG)의 20%가 통과하는 핵심 에너지 통로다.
물류 차질은 해상뿐 아니라 항공 화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동은 세계 항공 화물 무역의 약 3%를 차지하는 요충지로 반도체·전자부품·정밀기기 등 고부가가치 제품 운송이 집중된 지역이다.
해상 운항 제한이 이어지면서 주요 해운사들은 호르무즈 해협과 수에즈 운하를 회피해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우회 항로를 선택하고 있다. 이 경우 항해 기간은 약 2주 늘어나고 운임 상승과 전쟁 할증료 등이 추가로 부과된다.
에너지와 원자재 공급 차질도 현실화하고 있다. 중동 지역은 세계 LNG 생산의 약 20%, 비료 원료인 요소와 플라스틱 원료인 나프타 생산의 약 40%를 차지한다.
이미 아시아에서는 화학 원료 공급 차질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가스화학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조달하던 메탄올 공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메탄올은 플라스틱 원료 생산에 사용되는 핵심 화학제품이다.
이 같은 공급 차질은 자동차 산업으로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는 “상황이 수주 이상 지속될 경우 자동차 및 부품 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석유화학 제품은 자동차 부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원유 가격 상승과 함께 에틸렌·폴리프로필렌 등 석화 제품 공급까지 제한될 경우 완성차 생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소비 산업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비료 원료인 요소는 미국의 봄 파종 시즌인 3~4월에 수입이 집중되는데, 주요 공급국인 카타르와 오만에서의 운송 지연은 비료 부족과 식료품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업들은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일본 건설기계 업체 코마츠는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으며 장기화 시나리오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유통기업 코스트코 역시 연료비와 운송 일정 차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수에즈 운하 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해 온 만큼 단기 충격은 일부 흡수 가능하다고 본다. 다만 에너지 가격이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세계 소비와 무역을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