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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계획이 늘 똑같다는 건

등록일 2026-01-06 15:56 게재일 2026-01-0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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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영일대 바닷가를 찾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각자 새해 소망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해마다 사람들은 새해를 보람 있게 보내기 위한 신년 계획을 세운다. 건강을 위해 운동과 다이어트를 계획하고 자기 계발을 위한 배움, 부자 될 결심으로 하는 투자와 저축 등도 빠지지 않는 단골 신년 계획이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돌아보면 용두사미(龍頭蛇尾)처럼 실망스러울 때도 있지만 새해의 기운을 받아 세우는 다짐은 괜히 기분이 좋다. 그래서일까. 뫼비우스의 띠처럼 매번 돌아오는 새해지만, 올해도 시민들은 떠오르는 첫해를 보며 각자가 품은 소망들이 잘 이루어지길 바랐다.

시민기자의 새해 계획은 보통 11월 말쯤 새 다이어리를 사는 것으로 시작된다. 스마트폰에 다이어리 앱이 설치되어 있어도 문구점에서 다이어리를 고르는 순간은 누구보다 알찬 새해를 맞이할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원하는 다이어리를 구입한 후에는 첫 장에 내 마음에 새기는 짧은 글을 적고 다음 장에 새해 계획을 썼다. 다이어리를 펼칠 때마다 다짐들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올해도 꾸준한 운동과 독서, 글쓰기, 영어 공부가 새해에 계획한 것들이다. 몇 안 되는 이 계획들은 어딘가 익숙한 약속의 문장들이다. 아마 지난해도 몇 년 전에도 한 비슷한 다짐이었을 거다. 특별한 것 없는 새해 계획이다.

지난해를 다시 돌아보면 배우고 싶었던 사진과 멈추었던 영어를 다시 시작한 해이기도 했다. 영어는 한동안 잊고 지냈다. 하지만 자주 보는 여행 유튜브 채널에서 영어를 우리말처럼 자연스레 하고 있는 유튜버의 모습에 자극이 되었다. 번역기를 쓰기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어렵지 않게 말하면 그만큼 해외여행에서 외국인들과의 대화도 풍성해질 것 같았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영어 앱. 얼마간의 비용도 지불하고 자신 있게 시작했지만 제대로 하지 못했다. 아침마다 어서 시작하라고 울리는 소리와 순위에 민감해져 4개월 만에 멈추고 말았다.

스마트폰으로 자주 사진을 찍다 보니 간단하게라도 사진을 배우고 싶었다. 스마트폰 사진찍기 수업이 커뮤니티센터에 있는 걸 보고 반가운 마음에 지난해 5월부터 수강했다. 사진 수업이 어떻게 이루어질까 궁금했는데 사진을 잘 찍는 첫 번째가 카메라를 잘 닦는 것이라고 강사는 말했다. 그다음은 흔들리지 않게 스마트폰 잡는 바른 자세를 강조했다. 그리고 자신이 찍고자 하는 주제를 잘 잡고 관찰하고 바라보기를 수업할 때마다 이야기했다. 사진을 늘 급하게 찍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조금씩 이해가 되었다. 12월까지 8개월간의 수업을 마치고 나니 머릿속에 남는 것은 주제를 잘 잡는 것과 단순화를 하라는 거였다. 더하기만 할 줄 알았던 일상에서 이걸 적용해 보기로 했다.

올해도 비슷한 새해 계획들. 멈추었던 영어를 이어가고 운동과 독서와 글쓰기도 계속하기로 한다. 여러 해가 지나도 비슷하거나 똑같은 다짐들이다. 작심삼일이 되더라도 특별한 것 없이 같은 계획들이 이어진다는 건 어쩌면 평범한 다짐들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가 바뀐다고 인생이 확 달라지지 않는 것처럼 새해를 맞아 뭔가 거창한 계획을 새로 세울 필요도 없다. 지난해에 저질 체력을 끌어올리려고 시작한 달리기를 올해도 꾸준히 이어갈 것이다. 영어는 대면으로 할 수 있는 수업을 신청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새로운 것을 더하지 않기로 했다. 과한 목표를 정하지 않고 올해도 꾸준히 해야 할 것들로 채웠다. 새해엔 모두가 조금 더 성장하고 빛나는 날들이기를.

/허명화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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