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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2026년 6·3 경북지사 선거 누가 뛰나

피현진 기자
등록일 2026-01-01 05:34 게재일 2026-01-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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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차원의 경쟁 넘어 전국적 의미를 지닌 승부처 될 수도

2026년 6월 3일 지방선거가 18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TK 정치권의 최대 격전지인 경북지사 선거에 지역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12.3 비상계엄’ 이후 정국의 향방을 가늠할 분수령으로 평가되는 이번 선거는 여야 모두 중량급 인사들이 출마를 저울질하며 열기를 더하고 있다.

TK 지역은 전통적으로 보수의 텃밭으로 불려왔지만, 최근 정치 지형의 변화와 민심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지역 차원의 경쟁을 넘어 전국적 의미를 지닌 승부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이철우 지사의 3선 성공 여부가 겹치면서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 선거전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2026년 6.3 지방선거에서 경북도지사 경선 레이스에 참여가 유력한 국민의힘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재원 최고위원, 이강덕 포항시장, 최경환 전경제부총리./경북매일신문DB

먼저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이철우 현 지사는 일찌감치 3선 도전을 선언하며 선거판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지난 8년간 도정을 이끌며 ‘2025 경주 APEC’ 성공 개최라는 굵직한 성과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APEC 이후 후속 프로젝트인 ‘포스트 APEC’을 빈틈없이 추진하며 안정적 리더십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경북  김천 출신인 이 지사는 지역 균형발전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왔고, 농업·문화·관광 분야에서 성과를 쌓아왔다. 그는 앞선 도지사들이 3선에 성공한 예를 기반으로 안정성과 경험을 무기로 삼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벌써 ‘이철우 지사의 독주 체제’라는 평가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철우 지사를 견제할 대항마로 거론되는 인물은 최근 경북지사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다. 그는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TK 지역에서 오랜 정치 경험을 쌓아왔다. 그는 국회 법사위 활동을 통해 사법개혁, 검찰개혁 등 굵직한 현안에 목소리를 내며 전국적 인지도를 확보했다. 방송 출연과 대중 친화적 발언으로 국민적 인지도를 높였고, 당내 전략가로서의 입지도 공고하다.

김 최고위원은 최근 다른 언론에서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철우 현 지사(22.7%)에 이어 2위(18.2%)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이철우 지사와 함께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철우 독주 체제에 맞설 유일한 대항마는 김재원”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김 최고위원의 강점으로는 중앙 정치와 지역 정치 모두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강한 발언 스타일이 호불호를 가를 수 있고, 지역 현안에 대한 깊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포항시장을 3선 연임한 이강덕 시장은 행정 전문가라는 점을 내세워 경북지사 선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포항시를 이끌며 지진 피해 복구, 산업도시 재편, 해양관광 개발 등 굵직한 현안을 처리하는 등 행정가로서 안정적 이미지와 위기관리 능력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또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며 도지사 출마 의지를 강하게 시사했다. 포항이라는 TK 핵심 도시를 기반으로 한 지지세도 강력하다. 다만 포항시장으로서의 성과가 도 전역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비전 제시가 과제로 남아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7.4%의 지지율을 보여 행정 전문가로서의 안정적 이미지가 유권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예산 전문가라는 강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기획재정부 장관과 경제부총리를 역임하며 국가 재정 운용을 총괄한 경험이 있어 예산 편성과 집행 과정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경북도의 재건이 마지막 소임”이라고 밝히며 출마를 강하게 시사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최 전부총리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는 경북의 산업 구조 개편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앙정부와의 예산 협상력을 무기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 출마 후 낙선한 경험은 정치적 입지 약화라는 약점으로 꼽힌다.

최 전부총리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8.9%의 지지율을 보였다. 주목할 점은 지난 22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음에도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12.5%의 지지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이는 보수 성향 유권자들 사이에서 그의 경제·예산 전문가 이미지가 여전히 일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들 외에도 송언석 원내대표, 김석기·김정재·이만희·임이자 의원, 김주수 의성군수 등 다수의 인사들이 잠재적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이들 중 임이자 의원 등 일부는 이철우 지사의 출마 선언에 사실상 출마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TK 지역은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는 등식이 여전히 강력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공천 경쟁 자체가 치열한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국민의힘 후보들 간 힘겨루기가 진행되는 동안 여권인 더불어민주당은 후보군 물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 TK지역이 워낙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어서 중량급 인사들 조차 출마에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 왼쪽부터 2026년 6.3 지방선거에서 경북도지사 출마가 거론되는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전청와대행정관, 임미애 국회의원, 권오을 보훈부장관./경북매일신문DB

그럼에도 지역 정가에서는 오중기 전 청와대 행정과  임미애 현 의원,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의 이름이 여전히 거론되고 있다.

여권 인사 중 가장 출마가 유력한 인물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초대 선임행정관으로 활동한 오중기 전 행정관이다.

현재 민주당 포항북지역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 2018년 경북지사 선거에 출마한 경험이 있어 재도전 가능성이 높다. 포항을 기반으로 지역 활동을 이어가며 더불어민주당의 존재감을 강화하는 카드로 청와대 출신이라는 경력과 중앙·지역을 아우르는 경험이 강점으로 꼽한다.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로 더불어민주당의 TK 전략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임미애 의원도 꾸준히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경북도의원을 거쳐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임 의원은 TK 풀뿌리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만큼 지역 현안에 밝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경북지사 후보로 출마한 경험이 있다. 또 여성 정치인으로서 TK 지역에서 드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어 더불어민주당의 지역 기반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인물이다.

하지만 임 의원이 도지사 출마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에서도 별다른 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어 사실상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 불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지역 정가에서 계속 권 장관의 얘기가 나오는 것은 그가 TK 출신으로 오랜 정치 경력을 쌓아왔고 여권의 흥행몰이를 위해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동향인데다 장관 출신이라는 상징성으로 TK 지역 내 더불어민주당의 입지를 넓히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막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2026년 경북도지사 선거는 이철우 지사의 독주 체제가 여전히 강력하지만, 건강 문제와 장기 집권 피로감이라는 변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김재원 전 의원이 대항마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하며 국민의힘 내부 경쟁 구도를 양강 체제로 재편하고 있다. 여기에 최경환·이강덕 등 중량급 인사들이 뒤를 받치며 3중 구도를 형성해 공천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에서는 지역 내 변화된 민심에 주목하고 있다. ‘내란 청산’ 정서와 국민의힘 내부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은 민주당 후보들에게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임미애 의원, 오중기 전 행정관, 권오을 장관 등 여권 후보군은 국민의힘의 분열과 피로감을 틈탄 돌풍을 노리고 있다.

이번 경북지사 선거는 ‘12.3 비상계엄’ 이후 정국의 향방을 가늠하는 전국적 의미를 지닌 승부처로 TK 지역의 전통적 보수 결집력이 유지될지, 아니면 변화된 민심이 새로운 정치 지형을 만들어낼지가 관건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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