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연고) 수시모집에서 총 4667명의 추가합격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수시 모집인원 대비 65.5%로 최근 5년 새 가장 큰 규모다. 대학별로는 서울대 188명, 연세대 2099명, 고려대 2380명이다.
25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서울대는 전년(204명)보다 7.8% 감소한 반면 연세대는 5.1% 증가했다. 서울대는 2차, 연세대는 4차까지 추가합격을 발표했으며 두 대학 모두 전화 충원은 실시하지 않았다. 고려대는 올해 3차까지 추가합격자를 공개해 전년과 직접 비교는 어렵다.
학과별 충원 규모는 뚜렷한 양극화를 보였다. 서울대는 인문계 24개 학과(심리·언론정보·철학·사회복지·국어국문·농경제사회학부 등), 자연계 7개 학과(의예·물리학·산업공학·수리과학부·원자핵공학과 등)에서 추가합격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연세대는 글로벌인재학부가 유일하게 ‘추합 0명’이었으며 고려대는 모든 학과에서 충원이 이뤄졌다.
반면 모집인원을 크게 웃도는 충원도 나타났다. 서울대는 첨단융합학부 29명(모집인원 대비 19.6%), 약학계열 13명(30.2%)이 추가합격했고, 자유전공학부와 경제학부도 각각 7명, 5명이 충원됐다. 연세대는 융합인문사회과학부(HASS) 180명(138.5%), 전기전자공학부 172명(183.0%), 첨단컴퓨팅학부 131명(147.2%), 경영학과 110명(107.8%)이 충원됐다. 고려대 역시 경영대학 244명(120.2%), 경제학과 100명(125.0%), 전기전자공학부 181명(138.2%), 컴퓨터학과 112명 등 주요 학과에서 대규모 추가합격이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가 인문계는 대학 브랜드 중심 선택, 자연계는 의대 선호 심화라는 흐름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대 인문계의 충원 부재는 한의대·연고대와의 중복합격 영향이, 공대 계열의 대규모 충원은 의대·치대 쏠림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추가합격 규모가 학과별로 극단적으로 벌어지면서 정시 합격선 예측 난도가 예년보다 훨씬 높아졌다”며 “충원률이 높은 학과는 정시에서 합격선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으며, 반대로 ‘추합 0명’ 학과는 오히려 정시 점수가 높게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시는 수시와 달리 대학·학과 간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단순 작년 점수 비교만으로는 위험하다”며 “수시 충원 규모를 적극 반영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