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정상회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국제 문화도시 위상 제고 초대형 산불 속 국가유산 보호·복구와 관광 회복 등 경북형 대응 모델 구축 한글·한복·한지·한옥·한식 등 확산으로 지속 가능한 문화관광 기반 마련
경북도가 2025년 한 해 동안 문화와 관광을 통해 세계와 연결되고, 재난 속에서도 회복의 길을 제시하며 ‘문화로 성장하는 경북’의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올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펼쳐진 문화예술 성과와 초대형 산불 이후 추진된 관광 회복 전략은 경북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과정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다.
21일 경북도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를 단순한 국제회의가 아닌 문화예술 축제로 확장시켰다. 경주 대릉원 미디어아트, 정상 인물도자 전시, 한복 패션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회의의 품격을 높였다. 보문관광단지 야간경관 개선과 3대 문화권 관광콘텐츠 구축으로 체류형 관광 기반도 강화했다.
또 국제경주역사문화포럼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국비 15억 원을 확보했고, 2026년도 ‘세계경주포럼’ 추진을 위해 추가로 21억 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중국 랴오닝성과 협약을 통해 동북 3성 대상 관광상품을 출시하는 등 외래관광객 유치에도 박차를 가했다.
2025년 봄, 경북 북부권을 강타한 초대형 산불은 다수의 국가유산을 위협했지만, 경북은 신속한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했다. 안동 만휴정과 의성 만장사 석조여래좌상 등 주요 유산을 지켜냈으며, 봉정사·대전사 등 사찰 주변 위험 수목을 제거해 예방 조치도 병행했다.
산불 이후에는 국가유산청과 협력해 총 488억 원 규모의 복구 예산을 조기에 확정하고, 2026년부터 본격적인 복구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또한 피해 지역 대피소를 대상으로 문화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해 이재민들의 심리 회복을 지원했다.
특히 관광을 지역 회복의 동력으로 전환하는 ‘온(ON)-기(氣) 활성화 프로젝트’를 추진해 기부와 관광을 결합한 여행상품, 전국 최초 볼런투어 프로그램, 품앗이 관광 등을 통해 피해지역 관광 수요를 회복시켰다. 그 결과 2025년 5월 기준 산불피해 5개 시·군 주요 관광지 방문객 수가 전월 대비 79% 증가하며 회복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 밖에 경북은 ‘한글의 본향’이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인도 델리대학교에 ‘경북 한글학당’을 운영하며 한국어 교육과 문화체험을 제공했다. 한글날 행사, 한글문예대전 등으로 한글의 현대적 활용 기반을 넓혔고 한복 패션쇼와 전통공예 특별전을 통해 전통문화의 세계화를 추진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APEC을 계기로 경북의 문화적 저력과 국제 경쟁력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문화와 관광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세계가 찾는 문화관광 경북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