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멕시코, 대중(對中) 추가관세 법안 극적 통과··· 美 트럼프 통상정책에 보조 맞추기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5-12-11 06:15 게재일 2025-12-12 6면
스크랩버튼
1500개 품목 관세 인상안, 반발 속 대폭 축소··· 국내 제조업 “대체 불가 중국산 많다” 우려
USMCA 미래 불확실성 속 ‘친(親)美 통상’ 강조··· 국내 정치권도 균열
Second alt text
지난 9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파르도 멕시코 대통령이 미국과의 물공급과 관련해 연설하는 모습. /멕시코 대통령실 제공

멕시코가 미·중 사이에서 통상 노선을 둘러싼 기로에 서 있는 가운데, 논란이 이어져왔던 대중(對中) 추가관세 법안이 결국 의회를 통과했다.

멕시코 하원은 10일(현지시간) 중국을 포함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수입되는 품목을 대상으로 한 수입·수출관세법 개정안 수정안을 승인했다. 당초 최대 50% 인상을 예고했던 1500개 품목의 관세 인상폭은 국내외 반발 속에서 대폭 축소됐지만, 법안은 1월 1일 시행을 명시하며 연내 처리가 사실상 확정됐다.

법안 처리는 순탄치 않았다. 하원은 9일부터 이어진 심의 과정에서 충돌을 빚었고, 유력 야당 2개 정당과 연립여당 구성 정당(PT) 일부가 이탈, 전체 의원의 30% 이상이 기권했다.
여당 3개 정당이 의회 전체의 약 3분의 2를 점하고 있지만, 대중 강경정책에 대한 국내 갈등과 부담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분쟁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산업 보호가 목적”이라고 강조했지만, 9월 제출 당시 법안은 중국 정부의 강한 반발과 멕시코 제조업계의 ‘공급망 충격’ 우려를 불러왔다.

경제·통상경쟁위원회는 12월 들어 수정된 관세율 목록을 반영한 보고서를 승인하면서 “인상 조치는 소비자 물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주요 조정 내용은 △자동차·철강 관세: 당초대로 동결 △자동차 부품: 7~36%로 축소 (당초 10~50%) △오토바이: 25%로 인하 (당초 35%) 등이다.

당초안 대비 전반적으로 ‘완화된 인상안’이지만,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높은 산업에서 공급망 충격 가능성은 여전히 제기된다.

중국산 설비와 부품은 멕시코 제조업의 핵심 공급망에 깊숙이 자리 잡아 있다.
멕시코 중국상공회의 대표는 국회 청문회에서 “중국산은 타국 수입이나 자국 생산으로 대체할 수 없는 품목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EV 배터리 등 핵심 품목 의존도는 특히 높다. EV 버스 제조업체 관계자는 “모터 등 대부분을 국산화하려 하지만 배터리는 사실상 중국 조달 외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금형·공작기계 등 일부 품목도 자국 생산 기반이 취약하다.

실제 2025년 9월 기준 멕시코의 대중 수입액은 116억 달러, 무역적자는 110억 달러까지 확대됐다.

멕시코 정부가 비판 속에서도 대중 관세를 밀어붙인 데는 △미 재무부가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실효 관세율은 5.8% 수준이라고 평가 △미국 수입품 중 USMCA 기준 충족 제품 비중이 82%에 달해 낮은 관세율이 유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3일 “USMCA는 폐기하거나 새로운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발언해 불확실성 증폭 등이 배경으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통상정책 변화가 자리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 카니 캐나다 총리와 회담하며 USMCA 우선 기조를 재확인했다. 멕시코 정부는 이번 관세 조치를 통해 미국과의 전략적 정렬 의지를 명확히 하고 싶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경제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