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불 꺼진 창’ 경북 집합상가 공실률 27.3%···전국 최고

이도훈 기자
등록일 2025-12-02 11:04 게재일 2025-12-03 5면
스크랩버튼
도청신도시 곳곳에 ‘유치권·임대’ 표지···미입점·장기 공실 누적
Second alt text
경북도청 신도시의 한 상가 건물 외벽에 ‘유치권 행사 중’ 안내문이 붙어 있다.

2일 오후 경북도청 신도시내 신축건물의 유리 외벽에 붉은 글씨로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안내문이 덩그러니 붙어 있다. 내부 공사는 멈춘 채 방치됐고, 인근 거리는 밤중에도 불이 꺼진 점포들이 늘어서 있었다. 

‘임대’, ‘문의 요망’ 안내문이 여러곳에 붙어있는 이같은 풍경은 2016년 도청 이전 이후 10년이 흐른 지금까지 도청신도시 상권이 여전히 제자리를 찾지 못했음을 말해준다.

도청·도교육청 등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기대와 달리 상업지 개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수요, 생활권 분산, 인구 감소가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신도시는 아직 ‘완성된 도시’가 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는 공식 통계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경북의 집합상가 공실률이 전국 1위로 나타나면서 오피스·중대형·소규모 상가까지 모든 유형에서 공실 증가가 이어지는 등 지역 상권 침체가 심화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2025년 3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경북의 상업용부동산 공실률은 오피스·중대형 상가·소규모 상가·집합상가 등 4가지 모든 유형에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심각한 집합상가는 공실률이 전국 평균 10.5%의 두 배를 넘는 27.3%로 집계됐다. 대형 상가 공급 이후 임차 수요가 회복되지 못한데다 업종의 단조로움과 상권 노후화가 겹치면서 장기 공실이 누적된 것으로 분석된다.

오피스 공실률도 24.9%로 전국 평균인 8.9%의 약 3배에 달했다. 대구 10.9%, 부산 16.0% 등 인접 도시 보다 높은 수준이어서 기업 임차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대형 상가는 19.5%, 소규모 상가는 9.6%로 두 유형 모두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임대가격지수는 4가지 유형 모두 하락하거나 보합권에 머물렀다. 오피스는 전분기 대비 -0.06%, 중대형 상가 -0.16%, 소규모 상가 -0.15%, 집합상가 -0.05%로 상권 침체가 임대료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북의 공실률 확대 원인으로 △인구 감소 △소비력 약화 △상권 간 분산 △원도심 노후화 △대형 상가 공급 과잉 등을 꼽는다. 특히 집합상가는 구조적 불황이 심화하면서 장기 공실이 빠르게 늘고 있어 공공·민간의 상권 재구조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사진/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북부권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