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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 불협화음··· 일본 관광·유통·민간외교 ‘삼중 충격’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5-11-18 05:54 게재일 2025-11-1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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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 소비 2조 엔 성장세 제동···간사이권은 일부 예약 취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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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일본 방문 자제 조치를 발령하면서 올해 ‘2조 엔 규모(약 19조 원)’까지 성장하던 중국발 인바운드(외국인관광) 소비에 경고등이 켜졌다. 사진은 가을의 일본 오사카성 전경. /클립아트 코리아 제공

중국 정부가 일본 방문 자제 조치를 발령하면서 올해 ‘2조 엔 규모(약 19조 원)’까지 성장하던 중국발 인바운드(외국인관광) 소비에 경고등이 켜졌다. 
관광·유통 업계는 아직 대규모 취소 움직임은 없다고 밝히면서도, 조치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경기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민간 차원의 양국 대화 행사도 잇달아 연기되는 등 정치적 긴장감이 교류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14일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자제를 촉구했다. 고이치 사나에 총리가 대만 유사시와 관련해 일본의 ‘존립위기 사태’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한 반발이 발단이다. 홍콩 당국도 일본 방문 시 주의를 요구하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중국인 방문객의 올해 1~9월 소비액은 1조6443억 엔으로, 연 환산 시 약 2조 엔 규모다. 이는 코로나 이전 최고치였던 2019년의 1조7704억 엔을 넘어선 수치다. 같은 기간 홍콩 방문객의 4021억 엔 소비까지 포함하면 중국·홍콩발 수요가 인바운드 시장의 핵심임을 보여준다.

반면, 관련 업계는 당장 매출 급락 조짐은 없다는 분위기다. 중국 항공사들은 일본 노선 항공권의 변경·환불을 무료로 처리하기 시작했으나, 본격적인 여행 취소 확산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제국호텔은 “중국 기업 주최 행사에서 일부 연기·취소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밝혔고, 후지타관광은 “개별 여행객 취소는 없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업계도 경계는 하면서도 영향은 제한적이다. 2025년 2월기 기준 면세 매출에서 중국인 고객 비중이 58%에 달하는 다카시마야, 약 66%인 다이마루·마쓰자카야는 “현재로선 뚜렷한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간사이 지역(오사카·교토·고베 등)에서는 일부 취소 움직임이 감지된다. 인바운드 소비의 3할을 차지하는 지역 특성상 충격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이어진다. 리가로열호텔 오사카와 긴테츠 계열 호텔 일부에서는 11~12월 예약 취소가 발생했으나 “영향은 경미하다”는 반응이다. 관서국제공항의 중국 노선 예약도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오사카 관광국에 따르면 올해 1~9월 오사카부를 찾은 중국 관광객은 426만 명으로 외국인 방문객의 33%를 차지했다. 일본 종합연구소는 “방문 경험이 많은 중국인 리피터 비중이 높아 즉각적인 급감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정치·외교 분야로의 여파도 확산되고 있다. 민간 싱크탱크 ‘언론NPO’는 22일부터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도쿄-베이징 포럼’을 중국 측 요청으로 연기했다. 중국 측은 고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을 이유로 들며 “교류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다”라고 통보했다. 양국 공동 여론조사 발표도 두 차례 연기되는 등 민간 외교 채널이 경색되는 양상이다.

17일 밤에는 재중국 일본대사관이 중일관계 악화에 따라 중국 재류 일본인들에게 안전대책을 철저히 하도록 하라는 통지를 냈다. 외출시 수상한자의 접근이나 주변상황에 주의하고 여러명이 함께 행동할 것을 권장했다. 

전문가들은 조치가 단기간에 그치면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장기화될 경우 인바운드 소비 위축이 일본 GDP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인 방문객의 1인당 소비는 동아시아 국가 중 높은 편으로, 쇼핑·외식 비중도 커 지역 유통·관광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조치가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 일본 관광·유통·숙박업계, 그리고 양국 민간 교류까지 폭넓은 분야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일 양국관계의 이러한 흐름과 관련해 국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과거 사드배치와 관련한 중국인 관광객의 특수가 국내 관광업계에 큰 타격을 주었고, 그로 인해 중국 단체관광이 일본으로 흘러갔던 경험에 비추어 볼때, 이번 기회는 한국 관광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경주APEC정상회의 이후 ‘한·일·중’을 ‘한·중·일’로 했다는 것에 대해 중국 언론에서는 한국이 일본보다 중국을 앞세웠다고 우호적인 보도를 하고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중국인 인바운드 관광유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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