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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도 저녁에도 브런치를”

등록일 2025-11-18 15:59 게재일 2025-11-1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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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밥 헌터스 포항 다나커피

얌전한 양상추 위 얇게 저민 아보카도
올리브·토마토 등 어우러진 1인 1접시
바나나·견과류 송송 뿌린 수제 요거트
로스팅 달인 주인장 커피와 환상 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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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커피 가게 입구. 

오늘 저녁은 가볍게 먹기로 했다. 맛있고 건강에도 좋은 메뉴가 있어서 자주 가는 곳이 가까이 있다. 오전 5시, 이른 시간이라 가게 앞에 주차할 곳도 널널했다. 들어서니 단골이라 사장님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연두색으로 입은 내 옷을 보고 눈이 환해진다며 웃으셨다. “브런치 두 개요.”

‘다나커피’를 2년 전에 지인에게서 소개받았다. 저녁을 먹자고 하면서 왜 카페에서 만나자고 하냐고 물으니 가보면 안다고 했다. 실내는 의외로 넓어서 단체 손님도 가능하다. 그때도 브런치 두 개를 주문했다. 아침에도 브런치, 저녁에도 브런치다. 고를 것도 없어 편하다. 최근에 수프도 추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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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메뉴.

삼각형의 큰 접시에 가득 무언가 담겼다. 1인 1접시를 받았다. 제일 눈에 들어온 것은 잘 익은 아보카도였다. 얇게 저며서 얌전히 양상추 위에 누웠다. 까만 올리브 두 개, 빨간 토마토 세 조각, 채 썬 파프리카도 여러 색깔 골고루 놓였다. 제철 과일이 때에 따라 달라지는데 오늘은 단감이다. 달걀도 어찌 이리 얇게 썰었을까, 렌틸콩과 병아리콩이 소복하게 양상추 밑에 숨었다. 삼각형 치즈와 적양배추가 색깔을 맞춘다. 따로 담은 수제 요거트 위에 바나나와 샤인머스켓이 송송, 견과류도 뿌렸다.

따끈한 통밀빵과 발라서 먹으라고 잼과 크림이 앙증맞은 숟가락과 함께다. 한 접시 가득 대접받는 기분이다. 주문할 때 커피와 허브티 중에 선택하라고 해서 잠을 못 자는 나는 허브티, 남편은 얼죽아라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시켰다. 세트 메뉴다. 가볍게 먹자고 왔지만 푸짐한 한 상이다.

브런치는 아침과 점심을 합친 말로 ‘브렉퍼스트+런치’의 합성어로, 1895년 영국 잡지 기사에서 처음 제안된 용어다. 1895년 헌터스 위클리의 가이 베린저가 일요일 늦은 아침 식사를 설명하며 ‘브런치’를 제안했다. 1896년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실릴 만큼 오래 사용된 어휘다. 가톨릭의 공복재(예식 전 금식) 전통과 연결된 일요일 늦은 점심에서 유래했다는 설, 영국 귀족의 사냥 후 식사 문화에서 비롯됐다는 설도 있다. 1920~30년대 뉴욕의 늦은 아침 식사 습관에서 비롯됐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서구에서는 대개 샴페인이나 칵테일을 곁들여 늦은 아침에 먹는 식사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점’으로 불리며, 1990년대부터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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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커피 전면. 

이렇게 맛난 브런치와 함께 나온 커피 향이 그윽하다. 사장님께 언제부터 카페를 시작했냐고 여쭈니 2009년부터였다고 했다. 커피에 빠져 더 맛있는 원두를 직접 찾아다니고, 원두도 누가 어떻게 로스팅하느냐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니 직접 도구를 만들기도 했단다. 2014년 GSC 커피 수입하는 곳에서 손으로 커피를 뽑는 대회인 수망 로스팅 대회를 열었다. 직접 개발한 도구를 들고 가서 우승했다며 상패를 보여주셨다. 카페 한쪽 벽 장식장에 반짝이는 상패가 놓였다. 상을 타니 드립 커피를 맛보려고 오는 손님도 늘고 곳곳에서 로스팅하는 방법을 배우겠다고 찾아왔다. 지금은 카페 옆 공방에서 상을 탄 남편분이 수업도 진행한다.

올해도 서울 코엑스에서 카페쇼가 열린다고 해서 참여한다고 즐거워했다. 2025년 서울 카페쇼는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다. 19일과 20일은 비즈니스 데이로 일반 참관객들을 21일과 22일에 입장이 가능하다.

커피에 진심인 사장님이 만든 커피 한 잔과 브런치는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포항시 북구 장성로 7-1, 장흥초등 삼거리에 자리한 다나커피(050-71410-4040)는 오전 10시-밤 10시까지 영업, 월요일 휴무이다. 새로 생긴 바비큐는 예약하고 가면 맛 볼 수 있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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