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영덕 고속도로 개통 호재 속, 가족과 함께한 가을 바다의 축제
경북 영덕군 축산항 일대에서 열린 제19회 영덕 물가자미 축제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1만 3700여 명이 찾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 축제는 ‘참여형 어촌문화축제’를 기치로 내걸고, 지역민이 기획부터 운영까지 직접 참여했다. 축제 추진위원회는 외지 노점상과 초청 가수를 최소화하고, 주민과 청년, 자원봉사자가 함께 어우러지는 구조로 전환했다. 지역이 스스로 기획하고 운영한 축제로, 단순한 관광 행사를 넘어 공동체가 함께 만든 변화의 현장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올해 처음 선보인 ‘씨푸드 그릴페스타(Seafood Grill Festa)’는 신선한 물가자미와 각종 해산물을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모았다. 1만 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바다의 맛을 직접 즐길 수 있어 방문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이 밖에도 맨손 물고기 잡기, 어촌 플리마켓, 어선 승선 체험, 지역민 장기자랑 등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아이들은 물고기를 잡으며 환호했고, 어르신들은 장기자랑 무대에서 마을의 정을 나눴다. 축산항 일대는 사흘 내내 웃음과 사람 냄새로 가득 찬 어촌의 잔치가 됐다.
올해는 특히 포항~영덕 고속도로 개통의 호재로 대구·울산 등 인근 도시에서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이에 따라 가족 단위 방문객이 눈에 띄게 늘며, 축제장은 예년보다 더 활기를 띠었다.
정창기 영덕 물가자미 축제 추진위원장은 “이번 축제는 지역 청소년과 청년, 주민, 자원봉사자가 함께 만든 축제였다”며 “성공적인 개최보다 더 큰 의미는,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 지역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는 바다의 풍요로움을 나누는 자리이자, 사람과 마을이 다시 연결되는 축제의 본래 의미를 되새긴 시간이었다. 주민의 손으로 빚어진 작은 변화가 지역의 활력으로 이어지며, 영덕의 바다는 올해도 따뜻한 감동을 남겼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