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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도산이 ‘영덕대게’로”… 원산지 둔갑 판매 의혹에도 단속은 ‘잠잠’

박윤식 기자
등록일 2026-02-26 13:20 게재일 202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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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홋카이도(북해도)산 대게.
영덕대게./ 영덕군 제공 

경북 영덕군 일부 상가에서 일본 홋카이도(북해도)산 대게를 ‘영덕대게’로 둔갑시켜 판매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역 특산물의 신뢰를 정면으로 흔드는 사안이지만, 정작 관할 지자체의 단속은 사실상 전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덕군 축산면 한 대게 상가 수족관에 담겨있는 일본 홋카이도(북해도)산 대게./ 박윤식 기자

26일 영덕군 축산면 경정리 어업인 A씨 따르면 일부 상점은 일본산 대게를 들여오면서도 간판·수족관 표기·가격표 등에 ‘영덕대게’ 명칭을 사용해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덕대게는 산지 프리미엄이 가격을 좌우하는 대표 수산물이다. 외형만으로는 일반 소비자가 원산지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뒤따른다.

일본 홋카이도(북해도)산 대게./박윤식 기자

수산물 원산지 표시를 허위로 기재하거나 혼동 우려가 있도록 표시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형사처벌 또는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그럼에도 현장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제도는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

인근 상인들 사이에서는 “성수기마다 비슷한 얘기가 돌지만, 눈에 띄는 단속을 본 적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직하게 영덕산만 취급하는 업소일수록 상대적 피해를 호소한다. 한 상인은 “원가부터 다른데 같은 ‘영덕대게’로 팔리면 공정 경쟁이 되겠느냐”고 했다.

영덕군 관계자는 “원산지 표시는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과 합동 단속 대상”이라며 “의혹이 사실이라면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점검 일정이나 최근 적발 사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영덕대게는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상징 자산이다. 원산지 둔갑 판매가 방치될 경우 단기 이익을 얻는 일부 업소를 제외하고는 지역 전체가 신뢰 하락의 비용을 떠안게 된다. 단속의 공백이 의혹을 키운다는 점에서 선제적이고 상시적인 점검 체계가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관광객의 한 끼 식사가 지역의 얼굴이 되는 시대다. ‘영덕’이라는 이름을 건 판매라면 그에 걸맞은 책임 또한 따라야 한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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