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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환자 소통 장애 원인, DGIST 연구팀이 뇌 속 단백질 이상에서 규명

김락현 기자
등록일 2025-11-10 11:17 게재일 2025-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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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제성 시냅스 조직에서 콜리비스틴의 분자적 역할 모식도./DGIST 제공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뇌과학과 엄지원·고재원 교수 연구팀이 자폐 환자의 의사소통 결핍 원인이 뇌 내 억제성 시냅스 기능 저하와 관련 있음을 규명했다. 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및 정신질환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김진영 박사팀과 협력해 자폐 환자에게서 발견된 콜리비스틴(collybistin) 단백질 돌연변이가 억제성 시냅스 기능을 약화시켜 사회적 의사소통 결핍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Molecular Psychiatry’에 2025년 10월 31일 게재됐다.  

정상적인 뇌 기능은 흥분성 신호(가속 페달)와 억제성 신호(브레이크)의 균형에 의해 유지된다. 이 균형이 깨지면 신경세포 간 정보 전달이 왜곡되어 자폐나 조현병 등 신경발달장애가 발생한다. 

연구팀은 자폐 환자의 콜리비스틴 유전자(ARHGEF9) 변이를 분석한 결과, 이 단백질이 억제성 시냅스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게피린(gephyrin) 단백질 활동을 조절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콜리비스틴에 결함이 생기면 게피린 기능이 저하되어 억제성 신호 전달이 약화되고, 이로 인해 뇌 신경 회로의 균형이 무너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콜리비스틴 유전자를 제거한 형질전환 생쥐를 관찰한 결과, 억제성 시냅스의 밀도와 신호 전달이 현저히 감소했으며, 특히 초음파 발성(USV) 능력이 크게 저하됐다. 이는 자폐 환자가 언어적·비언어적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특징과 유사하다. 반면 흥분성 시냅스에는 큰 변화가 없어, 자폐 증상이 억제성 회로의 이상과 직접적으로 연관됨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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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KBSI 김진영 박사, DGIST 정혜지 박사후연수연구원, 엄지원·고재원 교수./DGIST 제공

고재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발병 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엄지원 교수는 “콜리비스틴-게피린 경로를 표적으로 한 치료제 개발을 위해 인간세포 모델 연구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DGIST 뇌과학과 정혜지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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