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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들의 눈은 언제나 당신을 향하고 있다

정안진 기자
등록일 2025-11-09 13:37 게재일 2025-11-1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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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부 정안진

내년 6·4 지방 선거가 7개월 정도 앞두고 전국 각 시·군이 벌써부터 선거의 뜨거운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설렘과 희망찬 기대로 가득해야 할 이 소중한 시기에, 때로는 ‘내가 앉은 이 자리가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진 일부 현직 후보자들의 모습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비단 특정 자치단체 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국민의 봉사자로서 부여받은 소중하고 막중한 책무를 잠시 잊은 이들에게, 우리는 이 엄중한 시기에 그들이 마땅히 기억해야 할 본연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주고자 한다.

우리 속담에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日紅)’처럼,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진실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이는 권력이나 부, 명예 등 모든 일시적인 것들에 적용되는 흔들림 없는 진리이며, 모든 공직 또한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다.

자치단체장이라는 자리 역시, 한 개인이 영원히 소유할 수 있는 전유물이 아니라 오직 유권자들이 잠시 부여한 소중한 권한이자 동시에 엄중한 책임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각 시·군 자체단체의 경우, 재선·3선에 도전을 공론화 하며 오랜 시간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자치단체장의 노고는 분명 우리 모두의 뜨거운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때때로 ‘현직’이라는 이름 아래, 유권자들의 진솔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보다 자신의 존재감만을 과시하려 하거나 오직 다음 선거만을 위한 근시안적인 행정에 몰두하는 모습은 유권자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따뜻하고 유능한 리더의 모습이 아닐 것이다.

‘자리는 잠시 머무는 곳’이라는 겸손하고 낮은 마음을 잊을 때, 리더십의 빛은 서서히 바래고 군민과의 소중한 신뢰는 조용히 금이 가기 시작한다.

공직은 본질적으로 ‘봉사’를 위해 존재하는 자리다.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 우리 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끊임없이 고민하며, 사회의 그늘진 곳에 소외되는 이웃 없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이야말로 자치단체장에게 주어진 가장 참된 역할이자 사명이다.

처음 그 자리에 오르겠다고 뜨겁게 다짐했던, 열정과 순수함이 가득했던 초심을 되새겨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유권자들은 지금, 그 누구보다도 냉철하고 예리한 눈으로 당신의 모든 언행과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

형식적인 의례와 상투적인 발언, 혹은 일방적인 독백으로 귀한 시간을 채우기보다는, 진심으로 유권자들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그들의 삶에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선거는 지난 날의 공적을 자랑하는 자리가 아니라, 앞으로 지역을 어떻게 더 밝고 행복하게 이끌어갈 것인지 그 비전을 유권자들과 투명하게 공유하고, 그들의 현명한 선택을 겸허히 구하는 진정한 소통과 약속의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예천군을 포함한 전국의 모든 자치단체가 미래를 향한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이 중대한 시기, 자치단체장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의 권세를 뽐내고 자랑하는 오만한 태도가 아닌, 오직 유권자들의 삶을 최우선에 두는 확고한 철학과 굳건한 신념이다.

‘내 자리’가 아닌 ‘우리의 지역’, ‘나의 영광’이 아닌 ‘모두의 행복’을 향한 나침반이 흔들림 없이 가리킬 때, 비로소 군민의 깊은 신뢰를 얻고 지역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을 진정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유권자들의 표심은 언제나 냉정하며, 동시에 지역의 밝은 미래를 향한 따뜻한 기대감을 담고 있다.

‘영원한 자리’는 이 세상에 없지만, ‘영원히 기억될 봉사’는 분명 존재한다.

다가오는 선거에서 모든 후보자들이 겸허하고 겸손한 자세로 유권자들을 마주하고, 지역의 밝고 희망찬 미래를 위한 진솔한 노력과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주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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