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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전통 벼 수확 체험행사 성황리에 마쳐…36년 만에 되살아난 울릉도 벼농사

김두한 기자
등록일 2025-11-07 10:55 게재일 2025-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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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잇는 정겨운 손길과 황금 들녘의 감동
울릉군이 옛 전통을 잇기 위해 벼 수확 체험행사를 개최됐다./울릉군 제공

울릉군은 6일 서면 태하리 울릉개척사 부지 일원 다랑논에서 ‘전통 벼 수확 체험행사’를 개최하며 올가을 풍성한 결실을 함께 나눴다. 

 

이번 행사는 지난 5월 모내기한 중만생종 벼 품종 ‘영진(밀양283호)’의 수확을 기념하고, 섬 개척민들의 땀과 노력을 되새기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수확은 1987년 이후 중단되었다가 36년 만인 지난해 재개된 울릉도 벼농사의 두 번째 결실이다. 군은 지난해 첫 수확의 감동을 이어 올해는 체험과 교육, 세대 간 교류의 장으로 확대 운영했다. 섬 주민과 학생들이 함께 참여한 뜻깊은 행사였다.

울릉도 벼 수확에 어린이도 참여해 세대를 잇는 정겨운 황금 들녘의 감동을 줬다./울릉군 제공

이날 행사에는 남한권 울릉군수를 비롯해 울릉군의회 의원, 농협중앙회 울릉군지부, 울릉농협, 울릉군농업인단체 회원, 태하리 주민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저동초등학교 학생과 교사 43명도 현장 체험학습으로 함께 해, 낫으로 벼를 베고 전통 농기구 ‘홀태’를 이용해 직접 탈곡을 체험했다. 

아이들은 황금빛 벼 이삭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신기해 했고, 일부 학생들은 콤바인에 탑승해 벼를 베고 동시에 탈곡하는 과정을 경험하며 즐거워했다.

행사장을 찾은 한 주민은 “예전에는 가족이 모두 논에 나와 낫으로 벼를 베고 타작하던 시절이 있었다”며 “세월이 변해 울릉도에서 콤바인으로 수확하는 걸 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울릉도 벼 수확에 참여한 울릉도 주민들./울릉군 제공

남한권 울릉군수는 직접 콤바인을 운전하며 벼 베기를 시연하고, 주민 및 농업인들과 함께 오찬을 나누며 격려했다. 

남 군수는 “1987년에 중단되었던 벼농사 복원은 단순한 재배의 의미를 넘어 울릉 개척민들의 강인한 정신과 역사적 가치를 되살리는 상징적인 사업”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주민 간 화합을 다지고, 전통 농업문화를 활용한 체험형 관광자원으로 발전시켜 가겠다”고 말했다.

남한권 울릉군수도 벼수확에 참여해 구슬땀을 흘렸다./울릉군 제공

울릉군은 앞으로도 벼농사 복원사업을 지역의 ‘농업문화자산’으로 발전시키고, 주민과 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교육·체험 프로그램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울릉도에서 생산된 쌀을 지역 브랜드화하여 관광상품과 연계함으로써 농촌의 활력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섬 농업 모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울릉도의 벼농사는 20세기 초 개척민들이 척박한 산지를 개간하며 시작된 울릉 농업의 뿌리로, 한때 섬의 식량 자급을 책임졌던 중요한 산업이었다. 이번 전통 수확 체험행사는 단순한 농업행사에 그치지 않고, 울릉도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 의미로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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