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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5만원 보상안’ 오히려 여론 악화 불쏘시개

최정암 기자
등록일 2025-12-29 23:21 게재일 202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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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비중 높은 상품 구매·배달 서비스 각 5000원 불과
29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반노동 반사회 범죄기업 쿠팡 규탄 노동자 시민 공동행동 기자회견 후 참가자들이 쿠팡을 규탄하는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쿠팡의 안하무인 격 태도에 분노한 이용자들과 정부, 국회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쿠팡 김범석 의장이 마지못해 내놓은 사과문. 여기다 1인당 5만원의 보상안이 오히려 부정적 여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5만원 가운데 이용자들이 쿠팡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1만원에 불과. 나머지 금액을 사용하려면 비싼 상품을 사야 하고, 심지어 탈퇴 회원은 재가입을 해야만 지급되기 때문에 보상안으로 볼 수 없다는 비판 여론이 무성하다.

쿠팡 보상안을 보면 5만원짜리 구매 이용권 사용처는 4곳.

이중 소비자들의 이용 비중이 높은 로켓배송·로켓직구를 통한 상품 구매는 5000원,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에서 5000원을 쓸 수 있다.

남은 4만원 중에서 2만원은 여행상품 전문관인 쿠팡 트래블, 2만원은 럭셔리 뷰티 및 패션 전문관 쿠팡 알럭스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여행·명품 등 특정 서비스 이용 경험이 없는 고객의 경우 이용권 사용이 어렵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상안을 전형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본다. 쿠팡이 약한 분야인 여행과 명품 쪽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한 마케팅이라는 것이다.

유통 전문가들은 “보상안이 특정 서비스 이용을 전제로 설계되면 고객으로서는 보상이라기보다 추가 소비를 유도하는 혜택으로 인식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쿠팡이 제시한 보상안 대비 소비자 체감도는 현저히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쿠팡의 이런 태도는 국내서 이전에 일어났던 고객정보 유출 때와 확연히 다르다.

SK텔레콤은 23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확인되자 다른 이동통신사로 옮겨간 고객들에게 위약금을 면제하고 한 달 통신요금 50%를 할인해줬다. 2021년 토스는 채팅상담서비스 고객 1500여 명의 정보가 유출됐을 때 피해 고객들에게 10만 원씩 보상금을 지급했다.

 한편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등 관계자로 구성된 ‘안전한 쿠팡 만들기 공동행동‘은 29일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쿠팡이 이날 발표한 보상안에 대해 “‘탈팡’을 막으려는 판촉을 보상으로 둔갑시킨 행태“로 규정했다.

그는 “쿠팡은 유가족들에게 소중한 이를 빼앗아 간 살인기업이자 산재를 은폐하고 노조 결성을 방해한 반노동 기업“이라며 ”쿠팡과의 전쟁이라도 선포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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