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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라지는 바다의 황금 울릉도 오징어, 대책은?

김두한 기자
등록일 2025-11-06 10:10 게재일 2025-11-0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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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한 경북부·국장

울릉도의 바다는 한때 ‘오징어 황금어장’으로 불렸다. 울릉도 주민들의 생계, 울릉도의 경제, 그리고 한 세기 넘는 섬의 근현대사가 오징어와 함께 흘러왔다. 그러나 지금, 그 산업은 붕괴 직전의 위기에 놓여 있다. 

 2000년 1만1000여t에 달하던 오징어 어획량은 최근 4년 평균 447t에 불과하다. 사실상 산업 기반이 무너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울릉도의 수산물 판매액 중 96%를 차지했다.

 ‘군어(郡魚)’로 지정된 오징어는 이제 지역 경제를 지탱하기는커녕 어민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존재로 전락하고 있다. 절 때 산업에서 사양 산업으로 바뀌었다.

 김윤배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대장의 분석은 명확하다. 첫째, 동해 표층수온의 급격한 상승이다. 9월에도 27~28도를 오르내리는 수온은 오징어가 머물 수 없는 환경이다. 표층과 중층의 온도 차가 커지며 영양염의 순환이 약화되고, 결국 먹이망 자체가 붕괴되고 있다.

둘째, 남획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 연간 1만 톤을 유지하던 오징어 위판량은, 북한 수역에 중국어선 2천 척 이상이 들어와 싹쓸이 조업을 시작한 2004년 절반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울릉도는 여전히 낚시 조업을 고수하고 있지만,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이제는 ‘감척’과 ‘문화자산화’라는 해법을 찾아야한다. 오징어 자원 감소를 막기 위해선 어선 감척 지원과 어업인 소득 보전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대안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오징어 어업을 역사·문화 콘텐츠로 승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저동항의 ‘펭귄 얼음공급 구조물’ 보존 논의는 상징적이다.

 오징어와 함께 울고 웃어온 주민들의 삶을 기록하고 전시하는 오징어역사문화홍보관은 이제 선택이 아닌 시급한 과제다.

울릉도의 오징어는 단순한 수산물이 아니다. 1910년대 일본인의 이주, 1970~80년대 인구 5만 명에 달했던 호황, 그리고 지금의 몰락까지, 울릉도의 모든 굴곡은 오징어의 흥망과 맞닿아 있다.

 이제 오징어 어업은 기후 위기 시대를 버텨낸 지역 어업 기술이자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돼야 할 시점이다. 산업으로서의 회복은 요원할지라도, 문화와 역사의 자산으로 보전할 길은 여전히 열려 있다.

 울릉군민의 상징, 군어(郡魚) 오징어. 다시 날개를 펼 수 있을지는 지금 우리가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에 달려 있다.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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