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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제도·품질, 세계 표준 맞추면 K-아이웨어 시대 올 것”

장은희 기자
등록일 2025-11-05 16:14 게재일 2025-11-0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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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원 대한안경사협회 대구안경사회장
한국 안경 기술·속도·서비스 세계적 수준
건강보험·의료급여 단계적 적용 필요성
‘공정 시간 표시제’ 예측 가능성·신뢰 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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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원 대한안경사협회 대구안경사회장.

“대구 안경의 기술력, 한국의 속도와 서비스는 이미 세계적 경쟁력입니다. 이제 상표와 제도, 품질을 세계 표준에 맞추면 K-아이웨어의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이석원 대한안경사협회 대구안경사회장은 “한국 안경 서비스의 속도·정밀 가공·피팅은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대한안경사협회는 보건복지부가 부여한 법정 보수교육 8시간 이수 체계를 운영하는 단체"라며 "의료인·의료기사에게 연 8시간 보수교육이 의무화돼 있지만, 정부가 직접 전 직역을 교육하기 어렵기 때문에 각 직역 단체에 주관을 위탁했다. 전국 단위 중앙회와 16개 시도지부, 각 지부 산하 분회를 통해 회원들이 교육을 이수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회장은 한국 안경사의 법적 지위가 현실과 괴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외국에서 안경 하나 맞추려면 시력검사 예약부터 제작까지 수일이 걸리는 경우가 흔하다“며 ”한국은 상담, 검안, 가공, 피팅이 빠르게 연결돼 30~40분이면 안경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처럼 검안사 제도를 둔 나라를 제외하면, 일본·중국·베트남 등 다수 국가에서 안경사들이 안경원에서 시력검사와 조제가 동시에 이뤄진다"며 "한국도 1989년 시력검사 업무가 사실상 허용됐지만, 아직 법률에 ‘안경과 콘택트렌즈를 판매하는 자’로만 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직역 간 갈등으로 수십 년간 개정이 지연됐다”며 “소비자 안전과 공공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시력검사·조제 권한의 명확한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인터뷰 내내 가장 강하게 강조한 것은 건강보험·의료급여의 단계적 적용이다.

이 회장은 “보청기, 휠체어, 임플란트 등은 공적 재정으로 지원받는다. 시력 보정 역시 학습권·노동권과 직결된다"며 "특히 6세 미만 약시·원시 교정, 학교 연령대의 근시 진행 억제, 노년층의 노안·백내장 수술 전후 보조는 공공성이 크다. 어린이·저소득층 선별 지원에서 청소년·노년층 단계 확대 같은 로드맵을 검토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안경을 ‘판매’가 아닌 필수 의료 서비스로 재정의하면 소비자는 합리적 가격·품질을, 산업은 안정적 수요를, 정부는 장기적으로 의료비 지출 구조의 효율화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작년 3월 취임한 이 회장이 가장 공을 들인 것은 ‘공정 시간 표시제’다.

이 회장은 “상담, 검안, 가공, 피팅, 사후관리까지 표준 공정을 분 단위로 쪼개고, 업소별로 분당 단가를 자율 책정해 합리적으로 고지하자는 것"이라며 "안경 가격이 20년 가까이 동결된 사이 인건비·임대료는 뛰었다. 이제는 상품 마진이 아니라 행위료로 보수를 받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변호사 상담료는 당연시하면서, 안경원에서 1시간 상담·검안을 받고 구매를 보류해도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문화가 굳어졌다”며 “공정 시간 표시제는 소비자에게도 예측 가능성과 신뢰를 높인다”고 말했다.

담합 우려에 대해 묻자 “업계 공동가격이 아니라 표준 공정과 자체 단가 고지 원칙”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선 누진다초점이 기본 80만 원을 웃도는 등 기술·전문 행위의 가치가 가격에 반영된다”며 “안경사를 ‘제품 판매자’로만 보는 인식이 산업을 약화시켰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국내 소비가 고급화된 반면, 안경 유통만 여전히 무브랜드 중심이라고 진단했다.

이 회장은 “해외 안경원은 미끌리, 톰포드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기본인데, 한국은 듣도 보도 못한 상표가 난립한다"며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소비자는 품질과 상표를 함께 본다. 안경만 예외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젠틀몬스터의 확장을 사례로 들며 “브랜드가 가치사슬의 정점에 서야 하청 공장과 부품 생태계가 함께 돈다. 한국 이름의 브랜드가 한국 생산과 연결돼야 지역 제조가 살아난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배우·K-팝 아티스트 착용 모델이 ‘대구 설계·국내 생산’으로 연결되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며 "산업정책과 문화정책이 만나는 지점에 K-아이웨어의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석원 대한안경사협회 대구안경사회장은 현재 대구과학대 안경광학과 외래교수, 대한안경사협회 중앙회 기술료 TF원장, 코리아옵티컬 대표 등을 맡고 있다.

글·사진/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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