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수요 식자 레버리지 청산·해킹 악재 겹치며 가상자산 시장 전반 ‘추가 조정’ 우려 커져 미 증시 기술주 차익매물·달러 강세에 외국인 이탈 가속···경북 상장사 대부분 하락
가상자산 시장과 글로벌 증시가 동반 급락하며 투자심리가 크게 얼어붙고 있다.
비트코인은 넉 달 만에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0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코스피가 장중 4000선을 내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6분 코스피200선물지수의 변동으로 5분간 프로그램매도호가의 효력이 정지됐다. 발동 시점 당시 코스피200선물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30.35포인트(5.20%) 하락한 552.80이었다.
사이드카는 선물시장의 급등락이 현물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다. 코스피200선물 지수가 5%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해 1분간 지속되는 경우 발동된다.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 4월 7일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당시 ‘트럼프발 관세 충격’에 코스피가 급락하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에 따라 오전 10시 12분 기준 경북지역 소재 상장사 70개 종목 중 단 2종목(나노, 테크트랜스)을 제외한 전 종목이 하락했다. 특히 반도체·2차전지·철강소재 등 글로벌 경기 민감 업종에서 낙폭이 두드러졌다.
가상화폐시장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5일 가상자산 시황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이날 오전 6시 35분 9만8944달러까지 하락했다. 지난 6월 23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으로 중동 긴장이 고조됐던 시기 이후 처음이다. 기관 매수세 둔화,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 해킹 사고 등 악재가 한꺼번에 불거지며 시장 전반의 매도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 간 가격차이를 나타내는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이 최근 음수 구간으로 깊게 내려앉으며 미국 투자자들의 매도 기조가 강화된 점이 시장 약세를 주도했다.
주요 알트코인 낙폭은 더 컸다.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시가총액 상위 코인 중 에이다(ADA)는 40.09%, 도지코인(DOGE)은 37.80%, 솔라나는 33.64% 급락했다. 이더리움과 XRP 역시 각각 27~28%대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도 16.64% 떨어졌다. 한 달 새 전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4조1300억달러에서 3조3000억달러로 약 8300억달러가 증발했다.
여기에 DeFi 프로토콜 ‘밸런서(Balancer)’ 해킹으로 1억 달러(약 1434억원) 유출 사고까지 발생하며 시장 불안을 키웠다. 사건 직후 CME 이더리움 선물 11·12월물이 일제히 7% 이상 급락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미국발 기술주 조정과 가상자산 급락이라는 ‘이중 충격’이 위험자산 전반에 차익실현 압력을 키우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 구간으로, 추가 10~20% 조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