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군 재산면, 농업 대전환의 중심에 서다
봉화군 재산면이 ‘수박·토마토 이모작 공동영농’으로 농업 혁신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여름철 수박 농사로 바쁜 일정을 보낸 재산면 농민들은 요즘 토마토 수확으로 또 한 번의 ‘대박’을 맞이하고 있다.
26일 경북도에 따르면 재산토마토작목회 농업회사법인은 지난해부터 경북도가 추진한 ‘공동영농 모델’을 도입해 26개 농가가 힘을 모아 수박과 토마토를 이모작으로 재배하고 있다. 특히, 공동 집하장과 자동 선별기 등 첨단 시설을 갖추면서 농업 방식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재산토마토작목회는 기존 노지 수박 단작에서 벗어나 시설 수박으로 전환한 뒤, 후작으로 토마토까지 재배하는 방식은 농가당 평균 소득을 4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일부 농가는 연 매출 10억 원을 넘기며 지역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김윤하 대표는 “올해는 수박도 잘됐고, 토마토 가격도 좋아서 소득이 더 늘어날 것 같다”며 “공동영농으로 마을 사람들이 함께하니 진짜 돈이 된다”고 웃음을 지었다.
청년 농업인들의 참여도 눈에 띈다. 이들은 일본에서 배운 수박 상자 수직재배 기술을 도입해 생산성과 작업 효율을 높였고, 토마토는 상토 기반 상자재배로 연작 피해를 줄이며 수확 시기를 열흘 앞당겼다. 이로 인해 토마토 수확량은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특히, 법인이 도입한 방울토마토 자동 선별·포장 시스템은 시간당 6t의 처리 능력을 갖춰 인건비를 절감하고, 상품성 향상과 안정적인 판로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공동영농의 효과는 농업을 넘어 마을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청년농과 후계농의 유입은 물론, 3년 만에 아기가 태어나는 등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이 돌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요즘 마을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는 말이 돌고, “농사 잘 지어 벤츠 탄다”는 농담도 오간다.
재산지구는 21농가 15.8ha 규모로 시작해 현재 26농가 21.2ha로 확대됐으며, 장기적으로는 300ha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봉화군 농업기술센터와 협력해 새로운 재배 기술을 연구하고, 공동 시설을 인근 농가에도 개방해 파급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철우 지사는 “경북형 공동영농의 성공 사례를 통해 농업이 더 이상 힘들고 소득이 낮은 산업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경북에서 시작된 농업 대전환이 대한민국 전역으로 퍼져 농업의 미래를 새롭게 열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