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한향’으로 전통 재해석, ‘백남준’으로 기술-인간성 탐구···“한국 미술의 확장성, 지속 가능한 내일로 잇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재단법인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함께 ‘2025 APEC 정상회의’를 맞아 경주 솔거미술관과 우양미술관에서 한국 미술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특별전을 개최한다.
특별전은 ‘APEC’의 주제어인 ‘지속 가능한 내일’을 예술적 언어로 풀어내며, ‘연결, 혁신, 번영’이라는 국제적 담론과 조응하는 한국 미술의 확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솔거미술관에서는 ‘신라한향: 신라에서 펼쳐지는 한국의 향기(10월 22일~2026년 4월 26일)’ 전시를 통해 ‘지속 가능한 내일’을 신라의 문화와 미학에 기반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수묵화의 거장 박대성 화백, 불화장 이수자 송천 스님, 문화재 복원 전문가 김민 작가, 새활용(업사이클링) 유리공예가 박선민 작가 등 4인이 참여한다. 이들은 신라의 정신과 불교 미학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해석하며 전통과 현대, 물질과 정신의 조화를 선보인다.
1년여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올해 7월 재개관한 우양미술관은 ‘백남준: 휴머니티 인 더 서킷츠(7월 20일~11월 30일)’ 전시를 진행 중이다. 고(故) 백남준 작가는 기술을 인간의 확장으로 인식하며 ‘유기적 회로’로서의 예술 세계를 펼쳤다. 이번 전시에서는 복원된 소장품 ‘나의 파우스트–경제학’과 ‘나의 파우스트–영혼성’을 비롯해, 기술과 예술, 인간의 관계를 탐구한 대표작을 집약적으로 선보인다.
솔거미술관이 전통에서 비롯된 현대 미술의 실천을 모색한다면, 우양미술관은 기술과 인간성의 관계를 탐구하며 글로벌 시대의 소통 방식을 제안한다. 이는 APEC의 지향점인 ‘지속 가능한 내일’과 맞닿아 있어, 한국 미술이 국제 사회에서 문화적 교류의 장으로 기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문체부 시각예술디자인과 한정인 학예연구사는 “이번 특별전이 한국 미술의 전통과 혁신을 조명하는 뜻깊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리는 만큼, 한국 미술의 독창성과 다양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