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와 경주시가 다음 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포스트 APEC 전략’을 준비하고 있어 주목된다. APEC 행사의 다양한 산물(産物)인 물적·정신적 자산들을 토대로 해서 경주를 ‘세계 10대 문화역사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기대가 크다.
대표적인 전략이 ‘세계경주포럼’ 운영이다. 세계경주포럼이 플랫폼 역할을 해서 국제적인 역사문화 분야의 의제를 리드하겠다는 생각이다. 경북도는 지난주 이미 외교, 정책, 문화, 학술, 과학기술(AI) 등 각 분야별 포럼 자문위원을 선정했으며, 포럼 운영방향에 대한 논의도 시작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세계경주포럼이 세계적 흐름인 한류산업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경주보문단지를 세계적인 복합관광단지로 새롭게 리모델링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첨단 교통 인프라(모노레일·자율주행차·노면전차 등)를 도입하고 특급호텔도 유치해 50년 역사를 가진 보문단지를 세계적인 복합 관광지구로 부상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문화유산과 첨단 기술을 결합한 경주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확립하는 작업도 진행된다. 해외여행을 해보면 알겠지만, 특정도시의 정체성은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현재 경주시의회도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 산학협력단과 함께 경주 브랜드 가치와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고 있어 ‘포스트 APEC 전략’ 수립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31일 개막하는 경주 APEC 행사에는 세계 21개국 정상 부부와 거물급 기업인, 언론인 등 해외 귀빈만 2만여 명이 찾아온다. 세계의 이목이 경주의 저력과 잠재력을 확인하는 자리인 것이다. 천년고도(古都) 경주로서는 다시없는 찬스다. APEC 행사는 비록 정부 주도로 열리지만, ‘포스트 APEC’의 성과는 경북도와 경주시의 역량에 달렸다. 경주가 세계인의 ‘일회성 추억’으로 남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포스트 APEC 전략’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