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부터 李 정부 첫 국정감사 민주, 의대 정원•대왕고래 등 집중 추궁… 내란 종식•민생 회복 강조 국힘, 경제 위기•안보 불안 부각, 민생 외면 사법 장악에만 집중 비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나경원, 신동욱 의원 등이 지난 3일 영등포경찰서에서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 체포 항의를 한 뒤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정부의 첫 국정감사가 13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여야가 곳곳에서 전면전을 예고하고 있다. 여당은 윤석열 내란 잔재 청산을 꺼내 들었고, 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난맥상을 파헤치겠다는 각오다. 여야 정쟁이 격화하면서 물고 물리는 격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국정감사는 13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정부 부처와 기관 등을 상대로 국회 상임위원회 17곳에서 진행된다. 민주당은 의대 정원 확대, 대왕고래 프로젝트, 한수원·웨스팅하우스 계약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예정이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4개월여 만에국정감사가 치러지는 만큼 ‘윤석열 정부 책임론’을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12·3 비상계엄 전말을 파헤쳐 내란 종식을 완수하겠다는 복안이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민생 회복을 위한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의지와 계획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나라 전반에 깊이 남겨진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실정의 흔적을 말끔히 지워내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도 “상임위별로 지난 정부의 잘못한 부분을 정확히 파악해 청산하고, 이에 대한 개선과 회복을 국감의 기본 기조로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미 관세협상 교착에 따른 경제 충격, 물가·금리·부동산 불안 등에 화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또 정부 여당이 대외 변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안보 불안도 키웠다는 점을 부각시킬 태세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정부·여당이 민생을 외면하고 야당과 사법부 말살에만 집중해온 점을 국감에서 낱낱이 파헤쳐 국민께 알리겠다”고 말했다.
추석 직전 발생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체포, 대통령실 김현지 부속실장 국감 출석 논란 등을 놓고 여야가 상임위 곳곳에서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법사위에서는 ‘조희대·한덕수 회동설’을 놓고 맞붙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 한 결정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라며 사법부와의 국감 일전을 예고했다. 오는 15일 민주당 주도로 대법원 현장 국감이 추가된 것이 대표적이다. 국민의힘은 ‘사법부 겁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 정국을 달궜던 이진숙 전 위원장의 경찰 체포와 석방 논란을 놓고도 여야가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정면충돌할 전망이다. 이 전 위원장이 석방되면서 민주당은 사법부로 화살을 돌리고 있고, 국민의힘은 체포가 부당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운영위에선 김현지 부속실장의 국감 출석 여부를 둘러싸고 여야가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김 부속실장이 국정 출석 의무가 없는 자리로 옮긴 것을 두고 ‘최측근 실세의 꼼수’라고 공격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추석 명절을 맞아 K푸드 홍보를 위해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를 녹화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국가 전산망 중단 사태 와중의 예능 출연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며 국감 쟁점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행안위에선 정부 전산망 마비를 불러온 국정자원 화재의 책임 소재를 두고 여야 간 공방이 예상된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