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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한결 같이···뚝배기에 담아 나오는 슴슴한 대왕갈비

등록일 2025-09-23 18:10 게재일 2025-09-2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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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밥 헌터스 포항 두호동 ‘대왕갈비’
깔끔한 밝은색 바닥이 평소 관리 짐작케
자극적이지 않은 파·깻잎김치 입맛 돋워
고기와 함께 윤기 자르르한 밥맛도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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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갈비 입구. 

10년 이상 한자리에서 장사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대왕갈비(포항시 북구 두호동)는 1998년부터 지금까지 그 자리를 지켰다. 비결이 궁금해서 가족과 함께 가 보았다. 갈비, 특히 돼지갈비 구이를 가족 모두 좋아하는 음식이라 기대가 됐다.

오후 2시 30분~5시까지 브레이크타임이라 끝나는 시간에 도착했다. 손님들로 붐비기 전에 먹으며 주인장에게 맛의 비결도 물어볼 참이었다. 다행히 우리가 첫 손님이었다. 들어서며 바닥과 벽을 자세히 살폈다. 보통 고깃집은 기름때로 미끌거리기 때문이다. 밝은색 바닥이 깔끔해서 평소 관리가 깔끔한 것 같아 안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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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차림

5인분을 주문하니, 밑반찬이 먼저 깔리고 양념갈비가 뚝배기에 담겨 나왔다. 주인 내외가 젊은 시절엔 김치까지 모두 담가 사용했는데, 세월이 흘러 아이들이 다 크고 나니 힘이 들어 김치만 국산을 사서 쓰고, 나머지 장아찌 종류는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고 했다. 파김치와 깻잎김치까지 집 반찬처럼 깔끔한 상차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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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찌개

고기 굽는 방법을 써서 테이블마다 두었다. 1. 고기를 하나씩 굽지 말고 넉넉히 올린다. 2. 자르지 말고 통째로 굽는다. 3. 자주 뒤집는다. 4. 화력이 세면 스위치를 끄고 중간 불에서 굽는다. 5. 구워진 고기는 가장자리로 밀어내고 가운데 새 고기를 올려 불판이 마르지 않게 한다. 써진 대로 차분히 구웠더니 타지 않고 적절히 맛있게 익었다.

요즘 귀한 상추에 고기를 얹고 파절이를 올려 쌈을 싸서 먹으니 달지도 짜지도 않아 우리 입맛에 맞았다. 양파절임을 추가하면서 고기의 단맛이 싫지 않는데 양념을 어떻게 하는지 여쭈니, 건강에 좋은 재료만 넣는데 비법은 비밀이라고 했다. 그사이 5인분이 순삭이라 3인분 더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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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돼지갈비는 갈비뼈에 고기가 붙어 나온 채 조리한 고기 요리이다. 한국에서는 갈비뼈 중 앞쪽(1~4번 또는 5번)을 ‘(돼지)갈비’ 또는 ‘쪽갈비’, 갈비뼈 중 앞쪽(갈비)을 제외한 나머지를 ‘등갈비’로 구분하여 부른다. 간혹 갈빗대가 없이 나오는 곳도 있는데, 대왕갈비는 모두 뼈와 함께 있어서 안심이었다. 대왕갈비의 가장 큰 장점은 비계와 살코기의 비율이 적당하여 고기의 풍미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양념 또한 자극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맛이 느껴져, 특히 파김치와 함께 먹으면 조화를 이룬다.

갈빗집에서 밥과 냉면이 후식이다. 나이 들면서 마음에 드는 음식점의 기준이 밥이 맛있는 곳이 될 만큼 밥에 진심이다. 비빔냉면과 된장찌개와 밥 한 그릇을 주문했다. 공깃밥 뚜껑을 열며 살짝 떨렸다. 고기 맛은 합격인데 밥이 부실하면 다시 방문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윤기가 흐르는 맛있는 밥이라 기분이 좋았다. 돼지갈비의 기름기를 심심한 된장찌개에 밥을 말아 한 그릇 뚝딱 해치웠다.

축구선수 이동국 선수가 어린 시절부터 단골이었고, 연예인 전현무의 방문으로 소문이 나서인지, 우리가 먹고 나올 때 손님이 가득 찼다. 영일대 해수욕장 근처라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였다. 30여 년 지켜온 명성을 50년 넘어서도 이어가길 바란다. 아쉬운 점이라면 주차장이 없었다. 가게 앞 도롯가에 세우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월~일요일 오전 11시 50분에 문을 열고, 오후 9시 10분 라스트 오더이다. 휴무일인지 전화해 보는 걸 추천한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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