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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경주 여행

등록일 2025-09-18 16:07 게재일 2025-09-1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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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에서 만난 귀여운 고양이의 애교.

더위가 한풀 꺾인 9월, APEC 정상회의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경주로 주말 여행을 떠났다. 13일부터 14일까지, 예쁜 한옥 펜션을 예약했다.

문제는 출발 당일까지 펜션 예약 외에는 아무런 일정도 없었다는 것. 결국 대구에서 모인 선발대 5명은 간단히 장을 본 뒤, 경주로 향하는 차 안에서야 “오늘 뭐 하고 놀지?”라는 현실적인 질문에 머리를 맞대고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오늘 뭐 하고 놀지?”라는 현실적인 질문에 머리를 맞대고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MBTI의 P 성향이 강한 네 명 사이에서 유일한 J 친구가 준비한 비장의 카드가 있었다. 미리 조사해 둔 야외 역사 테마 방탈출 게임! 역사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할 수 있는 1석 2조의 기회에 모두가 흔쾌히 동의했다. 목적지를 정한 우리는 기대감을 잔뜩 안고 경주로 출발했다.

경주에 도착하자마자 펜션에 짐만 잠시 두고 나가려던 순간, 뜻밖의 반가운 손님을 만났다. 바로 귀여운 고양이 9남매였다. 꼬물꼬물 달려와 애교를 부리는 통에 발걸음이 멈췄다. 잠시 고양이들과 놀며 사진도 많이 찍고 힐링 타임을 즐긴 뒤, 간단한 점심을 먹고 방탈출 게임을 즐기러 떠났다.

게임 키트를 받고 설명을 들은 뒤, 기념 사진을 찍고 방탈출 게임을 시작했다. 게임에 사용되는 키트는 문제 해결에 필요한 카드와 보자기로 구성되어 있었고, 보자기는 문제를 다 풀면 그 정체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빨리 풀고 싶다”는 기대감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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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치가 아름다운 경주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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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탈출 게임을 끝내고 “대한독립만세”.

우리는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긴 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났다. 일본에게 빼앗긴 유적들을 찾아다니며 경주 곳곳을 돌아다녔다. 경주의 전통시장인 성동시장부터 야경이 아름다운 경주읍성, 조선 태조 이성계의 어전을 봉안한 집경전, 유럽 양식으로 지어진 야마구치병원, 에밀레종으로 잘 알려진 성덕여왕 신종이 있던 경주문화원, 2006년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서경사, 경주 시민들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봉황대까지. 미션을 해결하고 역사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이었다. 특히, 어플과 연동된 카드를 활용하는 미션이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드디어 봉황대에서 마지막 문제를 풀고, 보자기의 정체를 알 수 있는 열쇠를 찾았다. “대한독립만세!”라는 화면이 뜨자, 우리는 다 함께 만세를 외쳤다.

다시 펜션으로 돌아오니 후발대 2명이 도착해있었다. 야외 방 탈출게임에 대해 이야기하며 저녁으로 고기를 구워 먹었다. 친구의 실수로 다 익은 목살이 숯불과 함께 쏟아져 한 점도 먹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고기는 잃었지만, 그 자리에 쌓인 건 진심 어린 대화와 웃음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새벽 5시까지 이야기를 나누며 놀다 지쳐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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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리단길에서 친구가 뽑은 인형과 함께 커피 한잔.

다음날 아침, 모두 부스스한 얼굴로 일어나 황리단길로 향했다. 우리가 가려던 맛집은 대기가 길고 주차 공간도 꽉 차 있어서 근처 다른 식당으로 발길을 돌렸다. 맛은 아쉬웠지만, 본격적인 관광을 앞두고 설렘이 더 컸다. 식사 후 황리단길을 걸으며 소품가게도 둘러보고, 경주를 대표하는 경주빵과 10원빵도 잊지 않고 사 먹었다.

이번 경주 여행은 경주의 역사와 현재, 일상과 특별함이 공존하는 시간이었다. 경주는 천년의 고도라는 전통적인 이미지뿐 아니라, 오늘날 우리 세대가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로 다시 태어나고 있었다.

야외 방 탈출 게임은 현실 공간에서 가상 스토리의 주인공이 돼 미션을 해결하는 게임이다. 자연, 역사적 장소 등에서 진행되며, 관광지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며 즐기는 신개념 체험형 콘텐츠로 인기를 끌고 있다.

/김소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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