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은 유난히도 무더워 많은 이들이 에어컨 앞에서 시원한 바람을 찾았다.
그렇다면 전기조차 없던 시절,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여름을 이겨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부채지만, 선조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겨울에 얼음을 저장해 두었다가 여름에 사용하는 지혜를 발휘했다. 이를 위해 만든 것이 바로 ‘빙고’(氷庫)다.
빙고는 조선 초기까지는 나무로 만든 목빙고가 많이 만들어졌지만 이후 돌로 만든 석빙고가 보편적으로 사용됐다.
청도를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은 찾아봐야 할 곳이 석빙고다.
청도군의 청도 8경과 청도 관광 9경에는 포함되지 못했지만 청도 석빙고는 역사적인 가치로 1963년 1월 21일 보물 323호로 지정될 만큼 가치가 있다.
조선 후기에 청도읍성과 인접한 화양읍 동상길 48-1에 축조된 청도 석빙고는 남한 지역에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석빙고로 석빙고 앞에 서 있는 비석에 축조와 관련된 내용이 새겨져 있어 이를 입증하고 있다.
현재의 청도 석빙고는 아쉽게도 봉토와 천장이 완전히 유실되고 이를 지지하기 위한 아치 형태의 구조물인 홍예(虹霓)와 바닥 시설만 남아 다른 석빙고와 달리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특징이 있다.
빙실 바닥에서 홍예까지의 가장 높은 곳이 4.22m로 현존하는 석빙고 중에는 빙실을 가장 깊게 조성해 얼음을 보관하고 바닥의 중앙에 배수로를 설치해 얼음이 녹으면서 생긴 물이 외부로 배출되도록 설계됐다.
또 다른 석빙고와 달리 홍예 옆에 층층이 쌓아 올린 무사석이 길게 다듬어 만든 돌인 장대석이 아닌 자연석을 이용한 특징이 있다.
청도 석빙고는 50m 정도 떨어진 곳에 동천(東川)이라는 작은 하천이 있어 이곳에서 얼음을 채취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청도군에는 지난 1998년 12월 천연기념물 제402호인 적천사 은행나무 등 우리에게는 생소한 기념물과 문화재가 많아 역사 여행지로 찾을만하다.
적천사 은행나무는 보조국사 지눌이 짚고 다니던 은행나무 지팡이를 꽂은 것이 자라났다고 전해지며 수령이 1000년 이상에 많은 열매가 달린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