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를 명시적으로 요구한 가운데 대통령실에서도 ‘공감한다’는 발언이 나오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해당 발언에 조 대법원장 사퇴를 두고 대통령실과 여당의 압박수위가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지만 대통령실은 ‘오독’이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매끄럽지 못한 과정에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여당의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해 15일 오전 “원칙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13일 SNS를 통해 조 대법원장 사퇴를 주장했고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조 대법원장은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민주당 소속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도 “사법 독립을 위해서 (조 대법원장) 자신이 먼저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이날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추 위원장 발언에 대통령실도 같은 입장인지 묻는 질문이 나왔고 강 대변인은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후 추 위원장의 주장에 대통령실도 같은 뜻을 표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며 파장이 커지자 강 대변인은 1시간 20여분 만에 다시 브리핑을 열고 “저희가 특별한 입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조 대법원장은) 임명된 권한으로서 그 요구에 대한 개연성과 이유에 대해 좀 돌이켜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라는 점에서는 아주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해명에 나섰다.
특히 언론이 “발언의 앞뒤 맥락을 자른 채 브리핑 취지를 오독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특별한 입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이라고 입장을 (1차적으로) 정리했다”는 말과 함께 “(그 뒤에 한) 이야기는 선출된 권력과 임명된 권력에 대한 얘기를 다시 한 번 제가 원칙적으로 설명한 부분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원칙적 공감”이라는 발언에 논란될 게 없다고 해명했으나 대통령실 대변인실이 브리핑 속기록에서 논란이 된 발언을 지우면서 다시 한번 논란이 됐다. 당초 강 대변인 발언은 “임명된 권한으로서는 그 요구에 대한 개연성과 이유에 대해서 좀 돌이켜봐야 될 필요가 있지 않나라는 점에서는 아주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였지만 속기록에는 “임명된 권한으로서는 그 요구에 대한 개연성과 그 이유에 대해서 좀 돌이켜봐야 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로 명시되며 “원칙적 공감”이란 발언이 삭제됐다.
대변인실 속기록은 대통령기록물로 남는데 대변인실이 실제 발언을 삭제·수정하면서 기자들의 반발이 일었고, 결국 대변인실은 50여분 뒤 다시 “아주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라는 부분을 다시 포함해 속기록을 공지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