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노 한잔에 원두 비중 5% 불과 부재료·임대료·인건비 등 큰 비중 차지
최근 커피 브랜드 업체들이 국제 원두 가격 급등을 커피값 인상의 주요 원인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 원두 가격이 커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아메리카노 한 잔에서 원두가 차지하는 비용 비중은 5%에 불과하다”며 “원두 가격 급등으로 커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정당화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계청의 2025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커피(외식)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5.6% 상승했다.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1.7%)보다 3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
커피 브랜드들이 가격 인상의 이유로 주로 내세운 것은 원두 가격 상승이었다. 그러나 협의회가 아메리카노 한 잔의 원가를 자체 추정한 결과 에스프레소 한 샷(원두 10g) 원가는 약 111원으로 나타났다.
아메리카노 한 잔(두 샷) 기준으로는 222원으로 4700원짜리 커피가격의 4.7%에 불과하다. 저가 브랜드 아메리카노(1700~1800원)는 12.4~13.1% 수준이다.
커피 한 잔 가격에는 원두보다 컵, 빨대 등 부재료와 임대료·인건비 등이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2023년 기준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이 405잔으로 세계 평균(152잔)의 약 2.7배에 달한다. ‘반려 커피’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일상에 깊숙이 스며든 것이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만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고가 브랜드부터 메가MGC, 컴포즈 등 저가 브랜드까지 주요 커피 전문점 10곳 이상이 일제히 가격을 인상했다. 계속되는 커피값 상승으로 소비자의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출근길마다 아메리카노를 산다는 시민 김모씨(34·포항시 북구)는 “커피를 안 마실 수는 없고 가격은 계속 오르니 부담스럽다”며 “저가 브랜드를 애용하고 있는데 여기도 가격이 많이 올라서 최소한 지금 수준이라도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커피 시장의 공정하고 투명한 가격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부도 공정거래법 준수와 과도한 비용 전가 방지, 원부자재 공동구매 등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높여야한다”고 강조했다.
/정혜진기자 jhj1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