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식포럼 with APEC 경북’ 종료···AI·SMR·양자컴퓨팅 미래 조명
경북도가 세계 석학들과 글로벌 기업 대표들을 초청해 펼친 국제적 담론의 장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 10일부터 서울과 경주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 with APEC 경북’은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50여 일 앞두고 개최된 대규모 학술행사로, 경북의 산업 전략과 기술 비전을 세계에 선보이는 자리였다.
특히 이번 포럼은 기술 토론을 넘어, 인공지능(AI), 원자력 에너지, 양자컴퓨팅 등 미래 핵심 분야에 대한 철학적·윤리적 논의까지 아우르며 깊은 울림을 남겼다. 또한, 경북 지역 대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세계적 전문가들과 지식과 경험을 나눈 점은 지역 인재 육성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포럼 마지막 날 첫 대담에서는 토비 월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와 박유현 DQ연구소 대표가 ‘인간 중심 AI의 미래’를 주제로 토론을 펼쳤다.
월시 교수는 “인공지능이 권력과 부의 불균형, 일자리 소멸, 민주주의 위협 등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플랫폼 기업의 책임성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디지털 시민의식 강화와 지역 기반 AI 리더십 프로그램 개발을 제안하며, AI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들은 AI는 인간을 대체할 수 없으며, 특히 아동 대상 AI 서비스에 대한 윤리적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두 번째 대담에서는 경북이 강점을 가진 원자력 에너지 분야, 특히 SMR(소형모듈원자로) 기술에 대한 전략이 논의됐다.
벤자민 레인키 X-Energy 수석 부사장은 SMR 산업의 초기 대규모 투자 필요성과 국제 자본시장과의 협력체제 구축을 강조했다. 스티븐 헬먼 테라파워 CFO는 신기술의 위험성과 이점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대중과 소통함으로써 SMR에 대한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존 원전 인근 주민들이 SMR 수용성에서 중요한 지지층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포럼의 마지막 발표는 김정상 미국 듀크대 교수(전 아이온큐 CTO)가 맡아 ‘세상을 바꿀 양자컴퓨터’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김 교수는 “컴퓨터-인터넷-스마트폰-인공지능에 이어 양자컴퓨팅이 다음 시대를 이끌 기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 양자컴퓨팅의 생산성이 기대에 못 미치지만, 인공지능처럼 돌파구를 통해 파괴적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며 기술의 상용화를 위한 시장 탐색과 제품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대학생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는 삶의 태도를 주문했다.
한편, 경북도는 이번 포럼을 통해 경북은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준비를 마쳤음을 세계에 증명했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이번 세계지식포럼을 통해 경북의 경제산업 정책 방향을 글로벌 관점에서 볼 수 있었다”며 “APEC 정상회의를 통해 경북의 글로벌 산업 전략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