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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가 영화가 된다면

등록일 2025-09-11 17:19 게재일 2025-09-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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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순간이 만드는 영화 같은 하루.

나는 책을 좋아한다. 나와 다른 생각, 다른 환경, 다른 경험들이 특별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이야기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영화 같은 일상’은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 여겼다.

하지만 수필 모임에 참여하면서 달라졌다. 나의 일상을 돌아보고 작은 사건에 의미를 더해 하나의 글을 완성하는 과정을 겪으며 과거 경험에 특별함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글로 풀어낸 작은 일상이 제법 읽을 만한 글이 되었다. 영화 같은 화려함은 없어도, 눈앞에 그려지는 재미있는 이야기 정도는 되지 않을까?

일본의 소설이나 영화에는 평범한 일상적인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소소한 이야기지만 오히려 더 깊은 여운과 따뜻한 감동을 준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우리 가까이 존재하는 이야기를 다룬 예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예쁘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보다, 실제 연애를 다룬 ‘연애의 참견’이나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를 보여주는 ‘SNL 시리즈’가 많은 사랑을 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추석, 늦은 시간에 택시를 잡기 힘들어 한참을 걷다가 어렵게 한 대를 탔다. 

기사님은 “이 시간엔 사람들이 몰려 당연히 택시 잡기가 어렵다”며 카카오 택시 콜을 꺼놓는 이유까지 덧붙여 설명해주었다. 덕분에 지친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목적지로 가던 중,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다 갑자기 차도로 뛰어드는 사람을 보았다. 놀란 나와 달리 기사님은 “이런 일은 흔하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하며, 거칠게 운전하는 기사와 오토바이 운전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짧지만 흥미롭고 의미 있는 대화였다.

택시를 타다 보면 아무 말 없이 목적지까지만 가는 기사님도 있고, 묻지 않았는데 삶의 신념과 가족 이야기를 풀어놓는 기사님도 있다. 때론 재미있고, 때론 지루하고, 때론 귀찮기도 하지만, 또 때론 마음에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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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지만 특별한 선물.

인상 깊게 보았던 일본 영화 중, 시골 카페를 배경으로 손님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 있었다. 단골 손님 몇 명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모여 하나의 서사가 되고 결국 영화가 된다. 평범하지만 내 주변의 이야기를 듣는 듯해 몰입해서 보았다.

택시 기사님들과 나눈 대화도 그렇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을 각색해 영화로 만든다면, 소소한 일상을 담은 하나의 작품이 되지 않을까? 이 영화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어쩌면 평범한 일상 속 이야기가 가장 큰 울림을 전해줄지도 모른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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