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독도의 경비대원과 함께 독도를 지키는 상징이자 천연기념물인 삽살개 ‘설국’이 최근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독도경비대가 제대로 된 수색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관리 주체인 한국삽살개재단에도 뒤늦게 통보하는 데 그쳐 “상징성만 강조하고 실제 관리에는 손을 놓았다”는 비판이 거세다.
울릉독도를 지키던 삽살개 두 마리 중 한 마리인 ‘설국’이 지난달 말 실종됐다. 경비대는 바다에 빠졌을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공식적인 수색은 진행하지 않았다. 천연기념물이 사라졌는데도 사실상 방치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동물 실종이 아니라 법적 쟁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자연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천연기념물의 소유자·관리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를 져야 하며, 중대한 과실로 멸실·훼손 시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한 ‘독도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은 국가가 독도의 보전·관리를 책임지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번 사태는 국가 관리 체계의 허점을 드러낸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이나 행정적 제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삽살개는 우리나라 고유의 토종견으로 1992년 천연기념물 제368호로 지정됐다. 울릉독도에 배치된 삽살개는 ‘독도의 상징적 존재’로 알려져 있었던 만큼, 관리 소홀에 따른 파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