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밤, 대구를 물들인 트롯 열기
유난히 뜨거웠던 올여름, 대구의 무더위는 유별났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대구를 ‘대프리카’라 부른다. 숨 막히는 더위 속에서도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은 공연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열기로 들끓었다.
지난 8월 15일 광복절, 대구 출신 가수 김용빈이 대구시가 마련한 제80주년 광복절 경축 음악회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에 수많은 시민이 몰려든 것이다. 혼자 공연장을 찾은 시민기자는 이른 시간부터 현장을 찾았다. 두어 시간 일찍 도착했지만 이미 넓은 광장은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관객들로 가득했다. 아이 손을 잡은 가족,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앉은 청년들, 그리고 시민기자처럼 혼자 온 관객들까지. 모두의 표정에는 같은 기대감이 묻어 있었다. 조명이 켜지고 무대 위에 김용빈이 등장하자 환호성이 하늘을 찔렀다. 그의 목소리는 힘차면서도 따뜻했고, 노래 한 소절마다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더위는 이미 잊혔다. 시민들은 하나 되어 박수를 치고 함께 노래하며 여름밤의 축제를 즐겼다.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을 가득 메운 관객들. 공연 시작 전부터 열기로 가득했다.
김용빈은 올해로 현역 22년 차 가수다. 무려 일곱 살 때부터 트롯을 불러왔다. 또래들이 동요를 즐겨 부를 나이에 그는 트롯을 더 많이 알고 있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무대에 서며 주목을 받았지만, 성장하면서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오히려 그를 짓눌렀다. 결국 극심한 불안과 공황장애로 이어졌다. 그는 7년간 가수 생활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팬들이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는 응원과 격려가 다시 도전할 용기를 주었다.
무대에 돌아온 김용빈은 한층 깊어진 목소리와 단단해진 내면으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미스터트롯’에서 최종 ‘진(眞)’의 자리에 오르며 전국적인 스타로 떠오른 것은 그런 노력의 결실이었다.
최근 그는 ‘미스터트롯 TOP7’ 멤버들과 함께 미국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짧은 시간 안에 티켓이 매진될 만큼 해외 팬들의 관심 또한 뜨거웠다. 또한 전국을 다니며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직접 만나며 사랑을 나누고 있다. 이는 김용빈이 한국을 넘어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순간이었다. 특히 이번 대구 공연은 그의 고향 시민들과 함께한 자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무대 위에서 그는 노래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도 대구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다짐을 보이는 듯했다. 관객들은 그의 노래에 환호하며, 한여름의 무더위 속에서 진한 위로와 기쁨을 함께 나눴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여운은 오래 남았다. 귀에는 여전히 그의 노랫소리가 맴돌았고, 가슴은 따뜻함으로 가득했다. 이날의 무대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었다. 시민들에게는 광복절을 더욱 특별나게 만든 문화의 장이었고, 시민기자에게는 첫 단독 공연 관람의 설렘과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
앞으로 무대 위에서 더욱 활약할 김용빈 가수의 행보가 기대된다.
/김영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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