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관광공사의 노사 갈등이 결국 고용노동부와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손에 맡겨졌다. 공공기관의 내부 문제를 지역사회 안에서 풀지 못하고 국가기관의 중재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 참담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노조는 부당노동행위와 불공정한 인사관리, 소통 부재를 문제 삼고 있다. 사측은 징계권과 채용 권한을 앞세워 맞서고 있다. 하지만 정작 시민들이 느끼는 것은 관광공사의 본분을 잊은 듯한 소모적 대립뿐이다. ‘누워서 침 뱉기’라는 속담처럼, 결국 서로에게 상처를 내는 싸움이 자신들에게도 해가 되고 있음을 왜 모르는가.
더 큰 문제는 이 갈등을 지켜본 문경시와 시의회의 태도다. 공공기관을 감독하고 지도해야 할 책무가 있음에도 적극적인 중재는 보이지 않았다. ‘시민의 기관’을 표방한 공사가 시민의 눈 밖으로 나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말은 지금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물론 책임은 한쪽에만 있지 않다. 사측은 강압적 조치로 문제를 덮으려 해서는 안 되고, 노조 역시 모든 갈등을 법적 투쟁으로만 끌고 가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렇게 서로를 파고드는 싸움을 계속하다 보면, 결국 ‘자승자박(自繩自縛)’, 스스로의 올가미에 발이 묶이는 꼴이 된다.
문경관광공사의 갈등은 단순한 노사 문제를 넘어 문경시 공공기관 운영의 투명성과 리더십을 시험하는 무대가 됐다. 본래 공공기관의 목적은 시민을 위한 봉사와 관광산업의 발전이다. 이제는 양측 모두 ‘화이부동(和而不同)’, 조화 속의 차이를 인정하는 태도로 대화와 협력에 나설 때다.
시민은 더 이상 노사 갈등의 구경꾼이 아니다. 시민의 눈높이에서,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답을 내놓아야 할 시간이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