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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주민들 “섬 전체 싸잡아 말하지 말라”···일부 몰지각한 관광객 행태에 피로감 호소

김두한 기자
등록일 2025-09-08 09:45 게재일 2025-09-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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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도동항을 통해 마을로 진입하는 관광객. /김두한 기자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이 해마다 늘면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지만, 일부 관광객들의 몰상식한 행동으로 주민 불편도 커지고 있다.

최근 울릉군 자유게시판에는 한 주민이 글을 올려 인터넷상에서 무분별하게 울릉도를 비판하는 일부 관광객에게 일침을 가했다. 이 주민은 “울릉도 전체를 싸잡아 평가하지 말고 문제를 일으킨 특정 사례만 언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울릉도 주민 대다수는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과 노년층이 많아 관광업에 직접 종사하는 인구는 제한적이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울릉도를 흔히 ‘관광업으로 먹고 사는 섬’으로 단정하며 도민 전체가 관광 이익을 얻는 것처럼 묘사하는 경우가 많아 억울하다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다.

울릉도에는 성수기 하루 200여대의 차량이 울릉도를 찾는다. /김두한 기자 

주민들이 가장 크게 불만을 호소하는 부분은 일부 관광객의 기본적인 시민의식 부족이다. 공용주차장에 캠핑카를 장기간 세워 4~5칸을 차지하거나 주차장과 해안도로에서 고기를 굽고 술자리를 벌인 뒤 쓰레기를 그대로 두고 떠나는 사례가 잦다.

울릉군은 전 지역에서 카드식 분리배출 시스템을 운영 중이지만, 일부 관광객은 요금을 피하려 불법 투기를 할뿐만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통 위에 봉지를 무단으로 올려두는 것도 일쑤다. 

또 해안도로에 텐트를 치려고 몽돌을 옮겨놓고 방치하는가 하면 바위 사이에 음식물 찌꺼기와 양념국물을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기 무단 사용, 밤 시간대 고성방가와 노상방뇨까지 이어져 주민들의 피로감은 갈수록 쌓이고 있다.

주민들은 “여행 와서 즐겁게 먹고 마시는 건 좋지만 최소한의 예의와 책임은 지켜야 한다”며 “섬을 찾은 손님으로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면 돌아갈 때는 울릉도 주민과 자연을 배려하는 태도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린 주민은 “울릉도 사람들이 불만이 없는 게 아니라 사나흘 있으면 떠나는 관광객이니까 그냥 참고 넘어가는 것일 뿐”이라며 “직접 찍어둔 몰상식한 관광객 사진만 모아도 수없이 많다. 일부 유트버 등이 작은 건수 하나 잡아서 울릉도 전체를 문제 삼는 건 억울하다. 잘못은 일부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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