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도 학원 이용 증가세 줄넘기·축구 등 예체능 학원 인기 언어치료·기질검사 등 돌봄 서비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열정은 식지 않고 있다. 출생아 수 감소로 자녀 수는 줄었지만 교육비 부담은 오히려 커지고 있으며, 사교육 트렌드는 학습 위주에서 신체활동과 돌봄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4일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학원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영어·수학 학원이 1·2위를 차지했다. 다만 줄넘기·축구 등 신체활동 학원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며 예체능 교육으로 트렌드가 확산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학 학원의 경우 2023년 대비 가맹점 수와 이용 건수가 각각 9.4%, 13.3% 증가했다. 평균 학부모 연령대인 40대보다 50대·60대의 이용액 증가율이 더 높았다. 특히 60대의 경우 24.4%에 달했다. 이는 조부모가 교육비를 결제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줄넘기·축구·농구 학원도 성장세를 보였다.
5세 전후에는 축구 학원, 초등 입학 전후에는 줄넘기 학원, 초등 고학년부터 중학교 시기에는 농구 학원 수요가 늘어나는 등 발달 단계에 따른 선택이 뚜렷했다. 학원이 전통적인 학습 공간의 수준에서 벗어나 돌봄과 성장의 기능까지 담당하는 상황이다.
아동 발달 관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정서·인지·신체 검진과 치료 수요가 증가했고, 특히 코로나둥이(2020년생)가 만 2세가 된 2022년부터 언어치료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2020~2023년 출생아 수는 15.5% 줄었지만, 언어치료센터 가맹점 수와 이용 건수는 2022년 대비 각각 26.2%, 13% 증가했다. 아이 수가 줄어도 돌봄은 오히려 더 섬세하고 적극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기질 검사’ 기반의 1대1 돌봄 플랫폼도 성장세다.
이는 아이 성향에 맞는 교사를 매칭하는 서비스로, 이용 고객 수는 2023년 대비 58.6% 급등했다. 주요 이용층은 30대 부모로 전체의 48.3%를 차지했다. 초보 부모들에게 새로운 교육 선택지로 부상했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교육열은 확인된다.
포항의 한 맘카페에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어디에 사용했냐”고 묻는 글에 “아이 학원비로 사용했다”는 댓글이 잇따랐다. “어느 학원이 잘 가르치는지”, “비용은 얼마인지” 묻고 답하는 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부모들의 교육열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나라 경제가 침체되더라도 다른 소비는 줄일지언정 자녀 교육만큼은 포기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를 반영하듯 사교육은 단순히 학습 능력을 키우는 차원을 넘어 운동·언어·돌봄까지 아우르는 종합적인 성장 플랫폼으로 확산하고 있다.
양만재 포항지역사회복지연구소장은 “오늘날 사교육이 다양한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교육 양극화 현상도 우려된다. 공교육 차원에서 뒷받침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정혜진기자 jhj1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