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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는 막히고 녹지는 사라졌다”··· 자이 애서턴 개발 논란 확산

임창희 기자
등록일 2025-09-02 11:14 게재일 2025-09-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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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녹지지역→일반주거지역 변경 과정서 ‘형식적 검토’ 지적
토지보상 협의 문제로 총 사업비 300억원 진입도로 착공 지연
뒤늦게 시로 업무 이관 “늦장 행정·졸속 도시계획” 비판 목소리
인근 주민들 소음·분진 피해 호소… “협의 거부·공사강행”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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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학 자이애서턴 아파트 공사현장.

포항시 북구 양학동에 내년 5월 준공을 목표로 건립 중인 ‘자이 애서턴’(1440세대) 아파트를 둘러싸고 토지적성평가 부실 의혹과 교통대책 미흡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는 “행정이 형식적 심의에 그쳤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단지는 기존 자연녹지지역을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해 고밀도 주거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자연녹지는 열섬 완화, 미기후 조절, 경관 유지 등 도시환경 완충 기능을 하는 만큼,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특히 보전 원칙이 강조된다. 하지만 변경 과정에서 입지 적정성, 기반시설 연계성, 환경·경관 가치 등을 종합 검토해야 하는 토지적성평가가 ‘형식 검토’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통대책 역시 도마에 올랐다. 시는 인허가 과정에서 교통 체증 우려가 제기되자, 양학체육운동장~대련리 산림조합 삼거리(1.76km, 폭 20m) 진입도로(중1-55) 개설을 조건으로 시행사와 협의했다. 총사업비 300억 원 전액을 시행사가 기부채납하는 계획이다. 그러나 노선이 양학시장을 관통해 기존 병목 구간 혼잡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크다. 주민들은 “시장 구간은 평소에도 차량·주차 혼잡이 심각한데, 아파트 입주 시 교통대란이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도로 개설은 토지보상 협의가 80%대에서 멈추며 착공조차 못 하고 있다. 경북개발공사에 보상 협의를 맡겼다가 뒤늦게 시가 업무를 이관받으면서 ‘늦장 행정’ 비판도 나온다. 국도 31호선 교차로 신호체계 협의도 마무리되지 않아 접속 문제가 해소되지 못한 상태다. 시는 20억 원 규모의 일부 구간(1단계)만 발주라는 ‘땜질식 대책’을 내놓으며 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주민들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다. 사거리 인근에 위치한 포항산림조합은 도로 착공 지연으로 국비 사업 등 시급한 현안까지 발이 묶여 불편이 지속되고 있다. 

주민 민원도 이어지고 있다. 인근 학잠보성아파트, 대림힐타운 주민들은 공사 소음과 분진 피해를 호소하며 대책을 요구했지만, 시행사와 건설사가 사실상 협의를 거부하고 공사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주민 김모씨(60대)는  “입주가 시작되면 이 현장은 졸속 도시 행정의 사례로 두고두고 말이 나올 것”이라며 시가 주민을 우선했는지, 땅 주인을 우선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고 꼬집었다.

A환경단체 관계자도 “토지적성평가·교통영향평가 자료가 주민설명회에서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며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회의록 전면 공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항시는 “관련 법 절차에 따라 심의를 거쳤다”며 “추가 교통대책과 기반시설 보완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도로 개설은 재난영향평가 등 보완 절차를 마친 뒤 2차 공사를 조속 발주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임창희기자 lch860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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