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현장 의무화 IoT 센서 대부분 방치⋯ 경주시, 단속도 손놔
정부 보조금으로 설치된 자동차정비업체의 대기오염 방지시설이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해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정비현장에는 의무화된 IoT(사물인터넷) 센서를 방치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지만, 행정당국의 관리·감독은 전화 한 통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 건강을 지켜야 할 환경 행정이 형식과 보여주기에만 매달려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도장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과 먼지는 대표적인 대기오염 물질이다.
이에 정부는 국비 50%, 지방비 40%, 자부담 10% 방식으로 도장 부스용 배풍기 교체 비용 4000만 원 중 3600만 원 인 90%를 국비·지방비로 지원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활성탄과 필터를 제때 교체하지 않아, 설치된 IoT 센서 부착 의무화 장비 대부분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형식적인 교체만 집중한 실효성 없는 행정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더 문제는 운영 관리다. 도장 부스 1대당 연간 필터 및 활성탄 교체 비용만 수백만 원에 이르지만, 영세업체들은 비용 부담을 이유로 교체를 외면한다. 천정 필터는 연 2회 교체에 30만~40만 원, 바닥 필터는 월 1회에 20만 원, 활성탄은 연 2회 이상 교체 시 수백만 원이 소요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단속도 없는데 누가 자비를 들여 교체하겠느냐”며 “정부가 설치만 지원해놓고 관리에는 손을 놓고 있다” 고 말했다.
이는 감독 책임이 있는 행정당국이 사실상 방관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22년 법 개정으로 IoT 센서 부착이 의무화됐지만, 일부 업체는 아예 센서를 꺼두거나 송출을 차단한 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시스템에는 ‘미수신’으로만 표시되고, 행정당국은 업체에 전화를 걸어 조치 요구를 하는 수준에 머문다. 특히 현장 점검이나 강제 조치는 사실상 전무 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4·5종 소규모 도장 부스는 3종 이상 굴뚝 시설과 달리 과태료·행정처분 등 규제 강제력도 약해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주시 관계자는 “IoT는 그린 링크 시스템으로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미수신 현황을 확인하고 업체에 연락하고 조치를 요구한다”라고 설명했지만, 실질적 단속 효과는 없다는 지적이다.
경북 자동차 검사 정비 사업 조합 관계자는 “대기오염 방지를 위해 조합원들에게 필터와 활성탄 교체 필요성을 정기적으로 알리고 정상 작동을 계속 권유하고 홍보도 하고 있다”라고 했지만, 실효성은 낮다는 지적이 많다.
결국 보조금으로 장비만 교체해놓고, 운영은 업체 자율에 맡겨 방치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국민은 미세먼지와 유해 물질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대기 배출 방지시설은 단순한 형식 요건이 아니라 국민 건강을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망이다.
이에 업체 관계자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지금처럼 보여주기식 보조금 사업에만 머문다면, 방지시설은 끝내 ‘장식품’에 불과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황성호 기자 hs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