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준 대구 동구청장의 업무 공백으로 인한 불성실한 직무 수행 논란이 지역사회에 번진 게 2년 가까이 된다. 건강상의 이유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개인적 사정이므로 수긍이 가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건강상으로 공적인 일 그것도 35만 구민의 행정을 총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1년 넘게 업무 수행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면 스스로 자신의 거취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다. 행정 집행에 지장이 생기고 이로 인한 주민 피해를 생각하면 공직자로서 주민에게 할 도리가 아닌 것이다.
그는 건강상 문제로 업무 공백이 길어지자 작년 11월 기자 간담회를 갖고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연말까지 건강을 회복해 구정 업무를 비롯한 모든 부분에 주민이 납득할 수 있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그는 구정의 주요 행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의 말대로라면 그는 이전에 못 한 업무까지 포함해 더 많이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마땅하지만 지금까지 달라진 모습은 없다. 그는 공직자로서 한 말에 대한 신뢰도 잃었다.
그의 공백으로 구청 안에서는 구청장의 의사 결정이 필요한 사안들이 미뤄지면서 제때 진행되지 못하는 일들이 많아졌다는 불평도 조금씩 새어 나왔다. 의회도 그의 업무 공백 장기화를 문제 삼았고, 그를 공천한 국민의힘 대구시당도 그의 거취 문제를 거론했지만 그는 2년 가까이 버티고만 있다
특히 지난 7일 그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를 했지만 구청장으로서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것은 분명하다.
그의 거취에 대해 시민단체와 언론 등이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주민이 선출한 공직자로서 이제는 그에 대한 본인의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주민에게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할 게 아니라 거취 문제를 명확히 밝혀서 구정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 이것이 주민이 선출한 공직자의 올바른 자세다. 그를 공천한 국민의힘도 그를 비호하는 듯한 태도를 거두고 책임있는 결정을 해야 한다.